▲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흉부외과 강두영 교수

 김보형(17)군은 학교 화장실에서 체육복을 갈아입는다. 친구들과는 달리 오목하게 들어간 가슴이 신경 쓰여 남들 앞에서는 절대 옷을 벗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옷을 입고 있을 때도 왠지 가슴 부분이 꺼져있는 것 같아 자세 역시 항상 구부정하다.

오목가슴과 새가슴은 가장 대표적인 가슴 부위의 기형이다.

오목가슴은 가슴 앞부분이 몸 안쪽으로 함몰된 상태를 말하고, 이와 반대로 새가슴은 몸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상태다.

이러한 흉벽 기형은 인구 300~400명당 1명꼴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학생은 물론 부모들 역시 해당 질환에 대해 누구와 어떤 식으로 상담해야 할지 고민하다 결국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목가슴은 초등학교 입학 이전에 주로 발생해 부모들이 자녀들의 상태를 먼저 발견하는 경우가 많지만, 새가슴의 경우는 주로 사춘기를 전후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의 보호자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오목가슴이나 새가슴과 관련해서 내부장기(심장·폐 등)에 이상이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오목가슴이나 새가슴 환자 중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심장이나 폐 기능은 정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운동할 때 쉽게 피로해지거나, 숨이 찰 수 있다고 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흉부외과 강두영 교수는 “흉벽 기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외적인 기형과 관련된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상에서 “새가슴이나 오목가슴 환자들과 면담을 하다 보면 많은 아이가 자신의 신체 기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잘 표현을 못 하는 면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해당 증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기형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까 많은 걱정을 하고 이로 인해 자신감을 잃거나 우울증을 앓는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에서 알려졌다.

따라서 오목가슴이나 새가슴의 치료 여부는 내부 장기의 이상 소견도 중요하지만, 기형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치료 욕구가 가장 중요한 결정 인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아이들이 기형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오목가슴은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보통 초등학교 시기나 그 이전에 수술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과거 오목가슴의 치료법은 앞가슴을 크게 절개하고 갈비 연골(늑연골)을 잘라내 교정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장기간 앞가슴이 눌리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며 커다란 흉터가 남아 환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긴다.

그러나 최근 양측 옆구리에 1.5cm가량의 절개를 통해 갈비 연골을 절제하지 않고, 가슴 속에 금속 막대를 삽입해 교정하는 너스술식이 소개되면서 많은 환자가 이전보다 비교적 편안하게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수술법은 회복 기간이 짧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 환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오목가슴이 주로 수술을 통해 교정하는 반면 새가슴의 경우는 가슴을 조여 주는 보조기를 사용한 비수술적 치료가 주로 시행되고 있다. 가슴보조기 치료는 약 6개월간의 치료로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고 수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오목가슴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흉부외과 강두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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