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두근두근 1 (서울 인천 수원 강원)

이희준/ 이야기나무/ 302쪽/ 1만6천 원.

시장이 두근두근 2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제주)

이희준/ 이야기나무/ 360쪽/ 1만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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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이 대단한 일을 해냈다. 전통시장 도슨트(docent·안내원)를 자처한 저자가 2년간 전국 전통시장 435곳을 직접 발로 뛰어 조사한 안내서를 최근 펴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진 44개 시장을 골라 엮은 「시장이 두근두근 1·2」에는 경인지역 6곳이 포함돼 있다.

바로 인천의 모래내시장·소래포구 뱃터 재래 어시장, 수원의 종로청과물시장·미나리광시장·영동시장·못골종합시장이다.

저자는 수원 영동시장을 옷에 관한 모든 것과 예술이 만나는 곳, 못골종합시장을 라디오 스타를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실 수원천 변에 생긴 못골시장이 유명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영화 ‘라디오 스타’처럼 음악 DJ가 실제로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2009년부터 시장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이 책에서 안내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전국에 1천372개의 전통시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으로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시장을 기록하기 위해 노트와 펜을 들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곳곳의 시장을 누비고 돌아다닌 덕에 어떤 음식하면 바로 이 시장이라고 추천할 수 있을 수준에 이르자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에 SNS에 전통시장 관련 글을 올리고 종종 강연에 나서면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올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저자가 그동안 흘린 땀을 인정돼 상도 탔다.

꼼꼼한 취재 덕에 이 책에는 소박하지만 가슴 한쪽이 따뜻해지는 글들이 많이 있다. 퀴퀴한 냄새가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던 시장 할머니들이 들려주시는 생생한 이야기를 바로 옆에 주저앉아 담아냈다고 한다.

그 속엔 오남매를 길러낸 방앗간 사장님의 사연,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곳에서 장사를 해 온 상인 이야기 등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내용들이 있다.

대전 중앙시장을 소개한 글귀 중 하나이다.

“이렇게 장사해도 괜찮은 건가 싶었다. 손님이 담은 과자의 무게만큼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값은 우수리가 100원 단위로 10원 단위로 제각각 떨어졌는데 그럴 때면 시원하게 100원 단위는 깎아 주시니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재치 있는 입담도 장삿속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왕 시장에 왔으니 배불리 먹다 가라는 아저씨의 마음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전통시장의 있는 그대로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 잔잔하게 소개하면서 시장을 이렇게 정의한다.

“할머니 마음처럼 푸근하고 정다운 전통시장, 시장은 생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었고 시장에서는 심심할 틈이 없었다.”

인생교과서 공자

 신정근·이기동/ 21세기북스/ 400쪽/ 1만5천 원.

“배우고 때맞게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논어」의 저자인 공자의 삶과 철학을 다룬 책 「인생교과서 공자」가 최근 출간됐다.

공자의 삶 소개와 함께 29개의 질문을 통해 그의 철학을 살펴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이 무엇인지를 안내한다.

‘안 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무엇이든 해보려고 하는 사람’,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을 꼭 하면서 살고자 한 사람’이 이 책에서 소개된 공자의 모습 중 하나이다.

하지만 공자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고민하면서 음식, 옷과 같은 물질적 소유, 일상의 편안함, 경제적 성공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행복하려면, 절망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한 공자는 배움을 자신의 일로 선택했다는 일화가 소개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29개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해답을 놓고 두 저자의 다른 해석을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이종필/ 동아시아/ 464쪽/ 1만8천 원.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함께 풀어보시겠습니까? 미적분 등 수학공식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알면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국내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물리학과 학부과정에서는 배우기 힘들고 그나마 대학원 과정에서나 배울 수 있는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인 중력장 방정식을 수학으로 풀기 위해 일반 시민들이 모여 1년간 진행한 프로젝트를 담은 책이다.

이 황당한 프로젝트는 독서동호회 초청 강연을 하던 저자가 한 회원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수학으로 풀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 책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과 함께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수학을 공부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수학 공식과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바로 집합부터 인수분해·함수미적분·선형대수학·고전물리 등을 거친 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방정식을 소개해 시공간의 비밀과 우주의 진화를 수학적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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