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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평택시 진위면의 한 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전날 납치된 여대생 A(22)씨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평택=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원역에서 납치된 여대생이 실종 33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여대생을 납치한 40대 용의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께 평택시 진위면의 한 배수지에서 전날 수원역 인근에서 납치된 여대생 A(22)씨의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납치·살해 용의자 윤모(45)씨는 이보다 16시간 앞서 강원도 원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윤 씨가 지난 14일 오전 0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인근 거리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A씨와 남자친구 B(21)씨에게 접근, B씨를 다른 곳으로 유인한 뒤 A씨를 납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윤씨는 B씨에게 “여자가 토했으니 물티슈를 사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씨가 사라지고 난 뒤 1시간여가 지난 오전 1시 18분 경찰에 신고했다.

윤 씨는 술에 취한 A씨를 자신의 차에 태워 현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건설회사 건물로 간 뒤 3층 남자 화장실에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건 현장인 3층 화장실 내부는 바닥 타일이 다수 깨져있고, 좌변기가 움직일 정도로 바닥과 접착 부분이 분리돼 있었다. A씨의 왼쪽 신발 한 짝도 화장실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곳에서 윤 씨가 A씨를 성폭행하려다가 반항하자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윤 씨는 A씨 시신을 유기한 뒤,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도 강원도 원주 귀래면의 한 저수지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윤 씨는 가족과 회사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윤 씨가 당일 오전 0시께 A씨를 납치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1시간 뒤 A씨를 둘러업고 나오는 장면이 건물 외부 방범용 CCTV에 찍혔다”며 “피해자에 대한 성폭행 여부, 사인 등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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