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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하대병원 척추센터(신경외과) 윤승환 교수
몸의 중심을 잡고 있는 척추는 경추-흉추-요추-천추 등으로 구성되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목은 경추에 해당됩니다. 경추는 머리와 아래 몸통, 그리고 허리를 연결해주면서 우리 몸에서 아주 예민하고 중요한 척수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구조물이며, 아이가 출생하고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알파벳 C형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C형태는 보행 시 무게 중심을 가장 잘 분산하면서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 구조이며 허리(요추)도 같은 형태를 보입니다.

경추를 구성하는 요소는 단 1~2개의 구조물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며 뼈의 모양, 추간판(디스크) 형태, 후방의 척추근육들, 인대들의 조화로 이루어 집니다.

최근 자세가 좋지 않거나 사고로 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을 X-ray 등으로 촬영해 자세히 살펴보면, 경추가 일자 또는 거북목처럼 거꾸로 ⊃형태인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소위 말하는 ‘일자목’ 증상입니다.

근래 ‘수그리족’이라는 신조어가 스마트 세대를 대표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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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인 경추(목) 만곡을 가진 상태로 전체
적으로 “C” 자형 굴곡을 가진다
는 80% 이상의 승객이 신문이나 책 대신 휴대용 게임기,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들여다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고, 가정에서도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전자 기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가족들과의 대화보다는 SNS, 쇼핑 등에 더욱 치중하며 목을 길게 빼고 있는 모습을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일자목’으로 인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최근의 이러한 흐름에서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자체가 ‘일자목’의 원인을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지요.

특히 소아나 청소년들의 경우는 근육 발달이 충분하지 못하다 보니 통증은 물론이고 구부정한 등(척추만곡), 심한 경우에는 목과 허리의 추간판에 조기 퇴행성 변화를 유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20대, 30대 여성 중에 지나친 다이어트와 운동부족으로 목 주변에 근육 발달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자주 근육이 뭉치며 목과 주변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시는데 검사를 해보면 일자목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 대부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데 그 이유는 치료를 해도 계속 불편하고 시원하게 낫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료방법은 통증이나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른데, 단순히 목이나 어깨 주변 근육의 통증을 보이는 경우 충분한 안정이나 물리치료, 혹은 근이완제와 진통소염제 투여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일자목’이 관찰되는 경우는 근육에 만성적인 뭉침을 풀어주며 근력운동이 동반돼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2~3개월 꾸준히 운동해야만 해결이 되는데 특히 여성에게는 요가, 필라테스 등이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급성이나 아급성으로 진행돼 정확한 발생원인을 알면 치유가 가능하지만 상태가 심각해져서 추간판과 후방 척추관절에 퇴행성 변화와 골 관절염이 진행되면 비가역성 거북목 혹은 일자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다양한 운동치료와 함께 통증에 대해서는 약물과 물리치료, 신경블록 등 병행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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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로 오랫동안 스마트폰
을 보는 습관이 있고 목이 앞으로 굽은 형태
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변형의 정도가 심해 통증도 조절이 안 되며 팔이 저리고 다리근력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정밀진단해 신경압박을 하고 있는 비정상인 구조물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자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생활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컴퓨터 또는 책을 볼 때 귀와 어깨, 그리고 골반부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자세가 좋으며 장시간 앉아 있은 후에는 일정 시간 기지개를 켜듯이 몸과 목을 뒤로 젖혀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40~50분 정도 고개를 구부린 상태로 유지된 경우 최소한 10분 정도는 목에 이완을 주는 스트레칭을 하도록 부모님이 자녀에게 교육)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누워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높은 베개를 피하도록 하며 누워서 책을 보는 습관은 척추에 좋은 자세가 아니므로 똑바로 앉은 상태에서 목을 숙이지 않고 턱을 목으로 당기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 뒤 언저리가 아프신 분들은 일회성 치료에 의존, 통증의 완화만 신경 쓰지 말고 전문가와의 상의와 진료를 통해 어떤 치료를 진행해야 통증의 근본을 제거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칫하면 척추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자목’ 현상, 지금부터 기본적인 자세부터 고치려는 노력이 선행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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