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다. 국립박물관은 오는 2020년까지 총 사업비 950억 원을 투입해 총면적 2만㎡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다. 종합관, 국가관 등의 전시시설과 교육·연구시설, 국제회의시설, 체험관,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다.

인천시는 이번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를 통해 지역 내 1천472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국내외 관광객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투자유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본보는 인천이 최적지로 선정된 이유와 향후 기대효과 등을 짚어봤다.<편집자주>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로 인천이 문자산업의 진흥을 이끌 최적지임이 확인됐다.

특히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인천 유치는 경기도·세종시와 치열한 경쟁 끝에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인천에 들어서는 첫 국립박물관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간 국립태권도공원과 국립해양과학관 등 국가문화시설 유치를 놓고 늘 타 시·도에 밀려왔던 인천시는 이번 세계문자박물관 유치로 대한민국 문화융성의 중심지임을 재확인한 쾌거로 보고 있다.

인천은 예로부터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는 지역이었다. 신라어와 고구려어가 공존하는 지대였고 개항기 서구의 국가가 거류(去留)하는 다언어 도시이기도 했다. 또 내리교회 랜디스 선교사가 최초의 외국어학원을 운영,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사용된 도시였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송도를 통해 세계언어가 공존하는 지대로 발전했다.

또 국제비즈니스도시인 송도는 타 지역이 갖지 못한 강점을 가진 도시로 손꼽힌다. 해양과 항공, 철도, 도로 등이 갖춰져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입체적 교통 인프라 시설은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없는 시설로 송도가 이번 유치 과정에서 타 지역에 비해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송도에서 현재 운영되는 컨벤시아와 외국학교, 호텔, 아트센터 등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국제행사를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수도권 거대시장을 배후에 두고 있어 관람객 유치 등 안정적인 국립박물관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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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럴파크 내 건립 예정부지.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인천, 빛나는 인쇄문화의 발상지

인천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와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판대장경을 발전시킨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다. 특히 한글 점자를 고안한 송암 박두성 선생을 배출한 고장으로 빛나는 인쇄문화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1234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된 상정고금예문이 간행됐다. 이는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1377년 직지심경보다 143년 앞선 인쇄물이다.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 팔만대장경은 1236년부터 1251년까지 16년간 강화에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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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각장애인복
지관 내에 있는 송암
박두성 기념관.

또 1782년 정조가 왕실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치한 도서관인 외규장각도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866년 병인양요로 인해 전각과 책이 소실됐으나 2003년에 강화도 고려궁지에 다시 건립됐다.

송암 박두성 선생도 있다. 1888년 강화군 교동에서 태어난 송암 선생은 1926년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 반포한 인물이다. 인천은 1999년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내에 송암 박두성 기념관을 개관해 현재 운영 중이다.

#책으로, 교육으로, 문자로

인천은 올해 4월 23일 ‘유네스코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개막식을 시작으로 1년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향후 인천은 이를 계기로 책의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책 읽는 문화 생활화, 창작출판 활성화, 인천 인문 르네상스, 책으로 교류하는 도시를 포함한 4대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또 역대 최대 규모의 ‘2015 세계교육포럼’을 개최,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이라는 인천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

전 세계 교육대표들은 이번 인천선언을 통해 지난 2000년 다카르 세계교육포럼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교육기회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양질의 교육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

1989년 한글로 만들어진 디지털 한글 문자인 ‘한글 워드프로세서 1.0’을 개발해 낸 인물도 인천의 중요한 문화콘텐츠다. 그는 바로 인천 출신의 이찬진 포티스 대표. 그는 1990년 한글과컴퓨터㈜를 설립, ‘한글오피스 96’을 시작으로 매년 기능이 향상된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출시해 우리나라의 문자발전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1천472명 고용창출, 국내외 관광객 증가 기대

인천은 이번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를 통해 300만 인천시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송도에 걸맞은 문화·관광 다양성 구축으로 창조적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 역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첨단산업과 문자산업이 결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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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암 박두성 선생.
<사진=한국학중앙연
구원 제공>
면서 창조 융·복합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더욱이 글로벌 교육시설이 집적된 장소인 송도가 세계청소년들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미래문화의 창조적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투자유치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국립문화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국립박물관이 유치됨에 따라 외국인 정주환경 조성에도 도움이 돼 투자유치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또 전통과 미래가 함께하는 창조적 문화도시,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 인천이 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역량을 갖추고 기반도 조성해 지역 내 1천472명의 고용창출과 국내외 관광객 증가 효과 역시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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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박물관이 아닌 국가 수준의 문화시설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기쁜 소식을 들고 기자들을 찾았다. 유 시장은 “전국 8개 시·도의 쟁쟁한 후보지를 제치고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사업을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했다”고 밝혔다.

국립박물관 건립사업은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 건립비에만 950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유 시장은 “그동안 인천시는 접근성과 입지조건, 주변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타 후보지보다 뛰어나다는 자신감과 간절함을 갖고 국립박물관 유치에 최선을 다한 결과 이 같은 소식을 시민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시청 내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송암 박두성 기념관을 국립박물관으로 이전하고 문자와 관련된 새로운 문화재를 발굴, 조사함으로써 많은 유물이 기증되도록 할 방침이다.

유 시장은 “송도는 공항과 항만을 아우르는 입체적 교통인프라와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춘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며 “시는 국립박물관 건립이 수준 높은 미래도시 완성에 화룡점정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관석(새정치·인천 남동을) 국회의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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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최초의 국립문화시설을 유치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관석(새정치·인천 남동을) 의원은 1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입지 지역으로 인천 송도를 선정했다”며 “인천 출신 교문위원으로서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인구 300만 명에 이르는 인천시에 지금까지 국립문화시설이 단 한 개도 없었는데 이번 국립박물관이 최초의 시설이 됐다”며 “녹색기후기금(GCF) 등 국제기구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최고의 국립 문화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체부는 국제도시인 송도의 입지적 장점과 공항, 항만이 가까운 접근성, 개발의 용의성 등을 높이 평가해 인천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인천은 1234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정된 상정고금예문을 간행했고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인 팔만대장경과 왕실서적 보관 도서관인 외규장각 등 인쇄문화의 발상지로서 손색이 없는 도시”라며 “이번 국립박물관 유치를 통해 인천이 동북아시아의 문화·관광 허브 도시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의원은 “시 재정상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번 국립박물관 유치 소식은 검은 먹구름 가운데 한 줄기 빛과 같은, 가뭄 끝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앞으로 송도가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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