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지구촌 사람들이 드나드는 통로다. 화물 역시 이곳을 통해 전 세계로 향한다. 그래서 다양성이 풍부하다. 어찌 보면 하나의 ‘작은 정부’가 움직이는 곳이기도 하다.

 요즘 전 세계 공항은 과거와 다르다. 시설 규모가 커지고 있다. 공항 서비스와 운영은 첨단을 걷는다. 기술의 발달로 항공기도 점점 대형화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항시설도 이에 맞춰 ‘규모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차별화돼야 한다.

 인천의 중요 자산인 ‘인천국제공항’도 마찬가지다.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다. 이는 에어포트(공항)과 메트로폴리스(도시)의 합성어다. 공항을 갖춘 도시가 글로벌 수요를 끌어들여 미래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젠 공항은 단순 교통수단으로 봐선 안 된다. 공항 주변 도시와 함께 성장과 번영을 이끌어야 한다. 전 세계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복합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공항 자체가 하나의 산업이 돼야 한다. 인천공항이 추구하는 바도 그렇다. ‘에어로트로 폴리스’를 향하고 있다. 이를 위한 인천공항공사의 보폭이 빨라졌다. 민간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인천공항 주변 지역을 ‘항공수요 창출형 공항복합도시’로 개발하겠다는 몸부림이다.

 본보는 ‘창간 27주년’을 맞아 ‘에어로트로폴리스’로의 도약을 꿈꾸는 인천공항의 새로운 미래 모습을 들여다보고 지역과 어떤 상생이 이루어질지를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허브 공항의 날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2001년 3월 성공적인 개항을 한 인천공항은 이후 여객수요가 매년 6% 넘게 증가하면서 눈부신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8년 6월 탑승동과 제3활주로 등을 확충하는 2단계 건설사업을 끝냈다.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지속적인 여객수요 증가로 2017년에는 여객터미널과 항공기 계류장 등 핵심 시설들이 포화상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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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문에 제2여객터미널을 핵심으로 하는 3단계 건설사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북아 주변국과 허브 공항 선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제3단계 건설 사업은 필수적이다.

 지금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변 경쟁국들은 저마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허브 공항 전략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인천국제공항 3단계 건설사업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이전인 2017년 말까지 준공한다는 계획 아래에 공사를 벌이고 있다.

 3단계 건설사업은 제2여객터미널 건설에 2조2천억 원, 연결 교통망(철도·도로)에 9천200억 원, 제2교통센터에 2천300억 원 등 총 4조9천30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건설 기간 중 약 9만3천 개의 일자리와 약 12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 4조8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도 예상된다.

 3단계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여객처리 능력은 현재 4천400만 명에서 6천200만 명으로, 화물처리 능력은 450만t에서 580만t으로 늘어난다.

 # 인천공항, 녹색 공원을 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에어로트로폴리스(공항복합도시)’ 건설이 핵심 과제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전체 지역의 녹지 경관화와 공항 녹지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녹지 면적을 164만2천㎡에서 371만4천㎡로 126% 늘린다. 수목 수량도 7만여 주에서 11만여 주까지 4만여 주를 상향 조종했다.

 제2여객터미널 주요 경관 지역에는 수목 식재 밀도를 높이고, 진입도로 가로수 구간 및 중앙분리대 녹지를 확대하는 등 녹지 볼륨을 극대화했다. 게다가 수생비오톱 및 육생비오톱 등 생태 체험공간 조성과 관찰 학습 및 체험 공간을 여행객과 지역민에게 제공하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그린 시티’ 의지는 수목 식재 밀도를 높여 자연 친화적으로 개발하는 ‘제3국제업무지구(IBC-3)’ 개발 사업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IBC-3은 2018년 운영 예정인 제2여객터미널 지역의 여객과 종사자를 위한 편의시설 기능을 갖춘 지원시설이다. 총 16만1천㎡ 규모의 터에 사업비 300여억 원을 들여 건설된다. 이곳에는 호텔과 오피스텔 등 숙박시설 5개 동과 업무시설 4개 동, 상업시설(1만9천㎡) 등이 들어선다. 인천공항공사는 문화, 관광, 상업 등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항복합도시에 녹색환경을 추가함으로써 공항이용객들에게 친환경 허브 공항 이미지를 덧씌운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건설 예정인 IBC-3는 인천공항 개항 당시 건설된 IBC-I와는 달리 공원과 녹지비율을 대거 높였다. 여기에 인천공항공사는 IBC-3 주변 지역에 갯벌 생태공원과 해안 산책로 등 녹지 경관화도 추진한다. 갯벌 생태공원은 초지 군락지와 버드나무림 산책로 등으로 조성해 IBC-3를 친환경 공항 도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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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산업 융·복합클러스터,지역 산업생태계를 바꾸다

 인천이 보유하고 있는 가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이다. 여기에 인천시는 원도심의 산업단지를 포함했다. 이를 통해 미래 창조산업의 핵심적인 모델인 항공산업을 연계해 ‘항공산업 융·복합클러스터’ 조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항공산업은 뿌리산업인 부품·소재 산업에서부터 첨단 전기·전자 산업과 서비스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제조 기술에서 첨단 IT 기술에 이르는 다양한 기술 분야가 융·복합돼 전통적인 항공운송사업(항공사)에서 최근의 드론(무인기)과 자동차, 항공기의 융합 형태인 PAV(자가용 항공기)로 이어지는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이러한 항공산업 융·복합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원도심의 산업 기반을 활용한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게 인천시 전략이다. 인천국제공항 내에 항공정비특화단지를 조성해 항공정비·부품산업의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항공산업과 연계된 교육·훈련, 연구·개발, 창업과 기술 이전 체계를 만든다.

 이렇게 완성된 기술은 뿌리산업과 자동차 산업 중심의 원도심 산업단지로 이전된다. 창업 지원 등을 통해 기술 및 구조 고도화를 지원해 ▶싱가포르 ▶프랑스 툴루즈 ▶미국 시애틀과 같이 항공산업 산·학·연·관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의 미래 먹거리인 항공산업 정책 방향을 지난해 10월에 수립했다"며 "정책 방향으로는 ▶적극적인 항공 공항정책 ▶체계적인 항공산업 육성 ▶항공교통 대중화 및 다양화 지원 ▶유기적인 항공재난 대응체계로 정하고, 세부적인 사업 방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잭팟 터트린 보물섬 ‘영종도’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카지노 복합리조트 적합지로 전 세계 사업자들에게서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현재 ▶영종하늘도시 ▶인천국제공항 제2업무단지(IBC-II) ▶미단시티 ▶인천국제공항 제1업무단지 등에서 대규모 복합리조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영종도 내 이미 확정된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 그룹은 2017년까지 인천시 운서동 인천공항 국제 제1업무단지에 1조9천억 원을 들여 축구장 47개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세운다.

 지난해 착공한 리조트는 1단계 사업(2017년)에서 카지노 시설은 물론 1천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시설, 700실 규모의 특1급 호텔, 다목적 공연장과 쇼핑시설 등이 들어선다.

 파라다이스는 건립 부지 인근에 이미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어 영종도 내 카지노 사업을 선점한 상태다. 파라다이스 리조트가 건립되면 고용 효과는 1만2천여 명, 생산유발 효과는 1조8천219억 원, 부가가치는 5천776억 원이 창출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 기관인 인천공항공사도 카지노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 북측 유수지를 포함해 총 425만㎡에 3조3천억 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부지에 외국계 자본을 유치해 카지노 호텔 등 복합리조트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에 따라 지난 4월 영종도 하얏트 호텔에서 미국 동부 카지노 기업인 ‘모히건 선’ 측과 총 50억 달러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업무지구 복합리조트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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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를 체결한 모히건 선은 17세기 미국 코네티컷 지역에서 영국인들과 동맹을 맺었던 모히건 족의 후손들이 설립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기업이다. 모히건 선은 327만4천㎡ 규모의 인천공항 IBC-II 지역에 1단계로 미화 16억 달러를 투자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6성급 호텔(300실) 등 1천 실 규모의 특급 호텔을 건립한다.

 여기에 공연장과 경기장을 겸한 아레나, 테마·오락시설 등을 2020년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최종 단계(2040년)까지 총 5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적인 복합리조트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인천시 역시 카지노를 결합한 복합리조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에는 리포&시저스(LOCZ) 컨소시엄이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내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가 경관심의를 통과했다. 경관심의는 사업을 위한 각종 인허가 절차의 첫 단계로,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이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LOCZ는 영종도 미단시티 내 복합 카지노 리조트 사업을 위해 2012년 말 한국 법인 LOCZ 코리아 사무소를 설립한 바 있다. 카지노와 특1급 호텔, 일반 호텔 등을 건립하고, 2017년까지 부대시설을 포함해 8만9천㎡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단시티에는 중국 신화련 그룹과 홍콩 주대복 그룹, 코리아그랜드레저,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을 비롯한 미국·홍콩·마카오 등 외국계 기업 7곳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현재 영종도엔 정부의 복합리조트 개발 콘셉트(RFC)로 제안된 투자자만 미단시티 5곳, 영종하늘도시 3곳, IBC-II 3곳 등 10여 곳이 넘는다. 정부는 현재 접수된 RFC 평가를 거쳐 11월까지 투자계획서 제출 요청(RFP)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종사업자는 12월에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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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대형 공항의 공항도시 및 공항복합도시

 인천공항보다 앞서 허브 공항으로 공항도시와 공항복합도시를 개발 중인 공항은 일본 나리타 공항과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이 대표적이다. 이들 공항은 주변 지역을 활용해 비항공 수익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일본 나리타 공항의 경우 공항도시로서의 개발 전략이 초기에 이해당사자들 간의 갈등으로 원활하게 추진되지는 못했다. 다수의 공업단지가 무질서하게 추진되면서 공항복합도시 형태로 발전되는 진통을 겪었다. 나리타 공항은 최근에야 지자체 간의 협의를 통해 나리타 국제공항도시 기본 구상 및 계획을 수립해 도시기반 정비와 산업 진흥, 관광 및 지역 문화 진흥, 국제 교류 등 통합된 공항도시로 면모를 갖췄다.

 반면, 네덜란드의 스키폴 공항은 정부, 암스테르담시, 그리고 운영 회사인 스키폴 그룹의 협력을 통해 진화적으로 공항과 주변 도시 그리고 암스테르담시를 아우르는 공항도시 개발 전략으로 추진됐다. 스키폴 그룹은 공항 주변 지역 개발 전략에서 출발해 점차 공항과 지역 간 시너지를 추구한 공항도시를 건설했다. 스키폴 공항은 향후에는 지역 거버넌스와 사회 통합에 있어서도 일정한 역할을 하는 대규모 공항도시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양 공항의 공항도시 발전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역 사회의 이해당사자들 간 협력 거버넌스가 공항도시 개발에 있어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의 이해당사자들과 긴밀한 협력적 관계를 돈독히 해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용유도’가 단순한 인천만의 공항복합도시가 아닌 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미래 최첨단 ‘에어로트로폴리스’가 될 수 있도록 상생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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