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일보사는 창사 40주년과 창간 27주년을 기념,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지난 15일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서 ‘지역발전과 문화융성을 위한 토론회-인천 관광 활성화 해결 열쇠, 유커를 잡아라’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먹거리 확대를 위해 전국의 각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관광 활성화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펼치는 상황에서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어떻게 선점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인천의 대중국 관광 현실을 짚어보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했다.<편집자 주>

 다음은 토론회 내용으로 이갑영 인천대 교수(경제학과)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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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 1-"관광지는 상상력의 결과물, 인천만의 스타일을 발굴해야"

 ▶최인호 청운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지난 5월 말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인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광행태를 분석해봤다. 조사 결과 단체여행이 89.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휴가를 즐기기 위해 인천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많았다. 또 대부분이 여행사를 통해 정보를 얻었고 주로 호텔과 모텔, 여관 등 전통 숙박시설에 묵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 내 방문지역 중 서울(43.1%)을 가장 많이 찾았고 다음으로 인천(41.2%), 부산(8.4%), 제주(3.7%) 순으로 방문했다. 한국에 평균적으로 5.43일 동안 머물렀고 인천에는 2.3일 체류해 오래 머무는 수준은 아니었다. 인천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쇼핑(25.6%)과 식도락 관광(16.6%), 자연경관 감상(12.9%)과 한국전통문화체험(11.3%)을 즐겼고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부평문화거리, 월미도 등을 찾았다.

 인천여행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74점으로 집계됐다. 축제와 공연 등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는 의견이 3.96점으로 가장 높았고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3.94점, 치안 3.91점으로 ‘재미있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라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 재방문 의사는 만족도와 같은 3.74점, 추천 의향은 훨씬 더 높은 4.03점이었다.

 만족도가 높다고 해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천여행에 있어서 가장 불편한 점으로는 언어소통과 비싼 가격, 불친절한 서비스, 안내 표지판 부족 등이 꼽혔다. 특히 중국어가 병기돼 있지 않은 관광안내도가 많아 문제였다. 한글과 중국어가 병기된 안내도가 있어야 길을 물어보는 관광객들과 답을 해주는 응답자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관광안내소는 관광객들이 처음 찾는 곳이자 그 지역의 첫인상과 품격을 느끼는 중요한 장소로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만족도가 높다고 해도 쇼핑과 식도락에 치우친 관광형태로는 관광 활성화를 꾀할 수 없다. 인천만의 스타일을 발굴해야 한다. 인천에 오면 꼭 가봐야 하거나 꼭 해야만 하는 인천만의 장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관광지는 결국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관광객들이 머릿속으로 관광지를 상상하게 만들어야 하고, 안 가고는 못 견디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인천 관광의 미래가 달려있다.

 #발제 2-"인천 관광 성공은 ‘디지로그(Digilog)’에 달려 있어"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박중훈 쇼’와 달리 ‘무릎팍도사’가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시청자 중심의 토크쇼였기 때문이다. 진행자가 시청자들이 진짜로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 식상한 질문이 아닌 칼 같은 질문을 던져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스타들의 속내를 속속들이 알 수 있었다. 관광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관광객들은 생각보다 간사하다. 그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늘 변화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관광 관점이 변화함에 따라 관광 개념 역시 바뀌고 있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관광에서 몸으로 체험하는 관광, 더 나아가 마음과 머리로 느끼는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인천 관광도 바뀌어야 할 때다. 인천 관광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타 도시가 아닌 에버랜드, 디즈니랜드와 같은 놀이동산, 아바타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영화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인천 관광의 발전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변화의 시기를 맞은 인천을 위해 ‘디지로그(Digilog)’를 제안해 본다. 디지로그는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다. 성공한 관광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적절한 조화를 이룬 감성형 관광지라 말할 수 있다. 편리함, 편안함을 갖춘 시설과 추억, 감동,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이 공존하는 관광 말이다. 이러한 컨셉을 바탕으로 인천다움을 찾고 특화관광자원을 발굴해 결국 사람을 모아야 한다.

 눈을 감고 파리나 시드니를 생각해보자. 분명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천은 어떠한가. 무엇이 떠오르나. 인천만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천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고 인천만의 도시브랜드를 확립해야 한다. 랜드마크를 이용해도 좋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천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다.

 다음으로는 특화관광자원 발굴이다. 남이섬 하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은행나무 길을 떠올릴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버려지는 은행잎을 모아다가 은행나무 길에 뿌려 관광명소를 만든 것으로 남이섬뿐 아니라 송파구까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외에도 통조림 공장을 아쿠아리움으로 바꾼 미국 몬테레이베이 아쿠아리움과 일본 나오시마의 빈집 프로젝트 등이 특화관광자원으로 꼽힌다.

 앞에서 많은 것들을 말했지만 관광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바로 ‘관광에 미친놈’, ‘생각이 젊은 놈’, ‘외부에서 온 놈’들이 필요하다. 인천에 이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면 인천 관광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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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창사 40 창간 27주년 기념 지역발전과 문화융성을 위한 토론회가 15일 인천시 연수구 G타워에서 인천 관광활성화 열쇠, 유커를 잡아라 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토론

 ▶윤관석(새정치·인천 남동을) 국회의원=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1천420만 명으로 2017년에는 2천만 명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41% 증가한 612만 명이며 전체 관광객(1천420만 명)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갈수록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쇼핑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관광이 아닌 다양한 관광상품을 마련해야 한다.

 인천을 음악 도시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록 페스티벌 하면 인천이다’, ‘한류콘서트를 보려면 인천에 가야 한다’와 같은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인천에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인천한류관광 콘서트 등 경쟁력 있는 음악 콘텐츠 관광상품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 그대)’ 촬영지인 송도 석산 관련 관광상품도 꾸준히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 인기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김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기금 총괄팀장=인천 관광 활성화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그동안 관광산업의 경우 하드웨어에 치중하다 보니 질적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콘텐츠 중심이 아닌 쇼핑 위주로 진행되는 저가관광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인간 중심형 관광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감성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감성적인 매력이 없으면 그저 관광객들이 한번 스쳐 가는 도시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천의 고유자원을 관광테마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공항과 항만 등 인천이 갖고 있는 인프라를 이용하고 케이 팝(K-POP)과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인천만의 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급히 서둘러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착실하게 관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천만이 갖고 있는 자원을 관광과 연계시켜 인천만의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김인철 인천시 관광진흥과장=관광산업은 인천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사업이다. 최근에 인천관광공사를 재설립한 것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관광분야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인천은 공항과 항만의 지정학적 강점과 강화도, 근대 개항장 등 최초 유일의 우수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다. 인천시는 인천이 갖고 있는 이러한 장점을 충분히 살려 인천 관광산업의 고도화와 고부가가치화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융·복합 산업을 미리 선점하는 등 인천 관광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대약진)를 위한 골든타임(2015~2018년)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영종도를 중심으로 복합리조트 개발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인천항 신 여객터미널 준공으로 크루즈, 카페리 등 선박을 이용한 외래 관광객 입국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월미도와 근대 개항장을 중심으로 개항창조도시 사업이 본격화돼 2018년 전후로 인천 관광의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는 도시브랜드를 강화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천관광공사, 인천발전연구원과 함께 ‘고유 관광 콘텐츠를 통한 인천 가치 창조’,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생태계 조성’ 등의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앞으로 ‘대한민국 관광의 미래, 융·복합 관광 메카 인천’을 비전으로 삼고 명실상부한 관광 인천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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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한 인천발전연구원 박사=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상품은 그대로다. 단체관광이나 화장품 쇼핑 위주의 관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방한 중국인 여행 만족도는 평균 만족도인 4.15점보다 낮은 4.11점이다. 재방문 의사 역시 평균보다 낮다. 더욱이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대신 일본이나 타이완 등으로 여행지를 변경하고 있어 문제다. 발길을 돌리는 중국인 관광객을 붙잡을 만한 묘책이 필요한 순간이다.

   인천은 드라마 ‘별 그대’ 관광상품과 외래 관광객을 위한 비밥 상설공연장 운영, 다양한 관광축제 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인천 관광브랜드를 창출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 새로운 관광상품을 기획하고 중국의 도시를 중점도시, 개척도시, 유망도시로 분류해 각 도시에 맞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관광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명심할 것이 있다. 그건 한국인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장소는 중국인에게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우리나라를 잘 모르니까 이 정도만 보여줘도 좋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권기영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관광 만족도 전국 16개 시·도 중 15위, 재방문 의향 15위, 타인 추천 의향 16위’ 초라한 인천의 관광 만족도 성적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국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도 국민여행 실태조사’ 결과가 이처럼 나왔다. 국내 관광객들도 인천을 찾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외국인 관광객들은 오겠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다들 수요자 중심의 관광을 말하지만 여전히 관광전략을 짜고 관광상품을 만드는 것은 시나 전문가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위주로 관광발전 방향을 만들어서 선포하고 예산 투입하면 끝인가. 진정으로 관광객 중심의 관광정책을 실현해 나가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인천시의 관광 활성화 거버넌스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울러 중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여행사를 통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는데 모든 전략수립 과정에서 여행사가 빠져 있다. 여행사의 질과 서비스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인프라 구축을 잘해놓아도 의미 없는 일이 되고 만다. 여행사의 역량 강화 지원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인 마이스(MICE) 산업.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마이스 산업은 회의(Meeting)와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전시·박람회 산업을 말한다. 마이스 산업은 관련 방문객 규모도 크고 1인당 소비도 높은 편이다. 잠재력이 큰 마이스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문성 강화에 힘써야 한다.

  

 ▶이종득 인천도시공사 관광사업처장=위기다. 초저가 관광상품 문제에 메르스 사태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관광 만족도와 재방문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고, 메르스로 인해 지난 6월에만 13만여 명이 한국여행을 취소했다. 7월에도 예약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만 위기가 기회일 수도 있다. 문제점 개선의 기회 말이다.

 먼저 초저가 단체관광 상품을 개선해야 한다. 마이너스 투어 피를 바로 잡아야 한다. 마이너스 투어 피란 한국여행사가 중국여행사로부터 관광객 1명당 얼마의 돈을 주고 사 오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로 메르스로 하락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인천은 그동안 중국 및 한국여행사 등에 인천이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을 계속해서 심어줬다. 그 결과 이달 9일 제주도로 가던 크루즈 중화태산호가 인천으로 다시 입항해 관광객 800여 명이 인천의 면세점과 부평지하상가 등을 방문했다. 이달 23일쯤에는 ‘한중 우슈-태권도 교류행사’가 준비돼 있고 24일부터 29일까지는 ‘2015 월드유스랠리 행사’가 열려 전 세계 대학생 200여 명이 배다리, 신포시장, 개항장, 동화마을 등을 돌며 도심 도보 투어를 할 예정이다.

 세 번째로는 송도 석산 및 비밥 공연 등 한류 콘텐츠 강화다. 특히 ‘별 그대’ 촬영지인 송도 석산 관련 관광상품에만 그치지 않고 여기에 의료, 뷰티 상품을 엮은 뷰티웰빙 투어를 8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정리=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사진=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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