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씩 품었지만 세월의 흐름에 퇴색해 이제는 언제 꿈을 꿔봤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도 않는 단어다.

 혹여 누군가가 ‘당신의 꿈이 뭔가요?’라고 물어본다면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하지만 잊고 살았었는지는 몰라도 버려서는 절대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꿈이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라이트 형제의 꿈이 있었기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기가 개발됐고 이제는 웬만한 거리가 일일생활권인 ‘지구촌’이 됐다. ‘365일 낮과 같이 어둠을 밝히고 싶다’는 에디슨의 꿈은 전구의 발명으로 이어져 우리는 실제로 밤에도 낮이 부럽지 않은 밝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자원과 기술이 발전의 축을 담당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단순한 생각의 전환이나 아이디어가 천문학적인 재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탈산업 시대로 접어들었기에, 아이디어의 모태가 될 수 있는 꿈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특히 이런 꿈은 기존의 사고 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어른들보다는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경기도의 꿈의 학교는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주자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입시와 학업 때문에 꿈을 잊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꿈을 학교 밖 학교에서 이뤄주는 것이 골자다.

 마을교육공동체의 핵심축이자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꿈의 학교를 조명해봤다.

 

 # 꿈의 학교 정의와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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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학교란 학교와 마을이 연계한 다양한 마을교육공동체 주체들이 참여하되,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기획·운영하고 진로를 탐색하면서 꿈이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학교 밖 학교를 말한다.

 ‘꿈의 학교’는 방과 후 꿈의 학교와 계절형 꿈의 학교, 쉼표형 꿈의 학교, 또 이 세 가지를 함께 운영하는 혼합형 꿈의 학교로 나뉜다.

 방과 후 꿈의 학교는 초·중·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주중·주말) 과정의 문·예·체 중심으로, 계절형 꿈의 학교는 방학 기간을 이용해 문·예·체 심화형 통합교육으로, 혼합형 꿈의 학교는 방과 후와 계절형을 혼합한 형태로 운영된다.

 

또한 쉼표형 꿈의 학교는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자아를 찾고 진로 탐색을 원하는 학생을 위한 대안과정으로 운영된다.

 도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기획단은 ‘2015 꿈의 학교’ 공모 결과 51곳을 선정했다. 선정 유형별로는 계절형 꿈의 학교 6곳, 방과 후 꿈의 학교 6곳, 혼합형 꿈의 학교 39곳이다.

 영역별로는 음악, 종합 예술, 미술, 스포츠, 인문학, 기타 영역으로 다양하게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꿈의 학교들은 25개 교육지원청별로 고루 안배해 지역사회의 인적·물적·환경적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 꿈의 학교 힘찬 출발

 당초 꿈의 학교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개교할 예정이었지만 메르스라는 복병을 만나 개교가 늦어졌다. 메르스 위기를 무사히 넘긴 꿈의 학교는 지난달부터 힘찬 출발을 알렸다. 가장 처음으로 문을 연 곳은 애니메이션 제작 스쿨인 ‘꿈의 공작소’다

 ‘꿈의 공작소’는 지난달 27일 의왕시 청소년수련관 자의누리터에서 경기도 최초로 문을 열었다. ‘꿈의 공작소’는 21세기 문화 콘텐츠 제작자 양성을 목표하고 있는 꿈의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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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술대학교와 업무협력 체제를 구성해 ‘애니메이터의 길(기초교육활동)’, ‘애니메이터의 삶(캠프활동)’, ‘애니메이터의 꿈(모둠별 애니메이션 제작)’ 등의 프로그램을 6개월 과정으로 진행한다.

 자문기구가 있지만 학생 참가자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커리큘럼을 짜고 기획과 제작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사전·중간·종결 시점에 평가를 해 참가자 발달사항을 점검하고 욕구를 분석해 프로그램에 반영할 계획이다.

 꿈의 공작소에 이어 7월 4일에는 광명심포니가 후원하는 ‘뮤직스쿨’이 광명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시흥 장곡의 ‘너도’가 장곡마을학교에서 각각 개교했다. ‘뮤직스쿨’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음악체험의 기회를 제공, 자아 형성은 물론 학생 스스로 미래의 꿈을 찾도록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으며 광명지역 초·중·고교생 60명이 참여해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올해 말까지 마을이야기 영상 제작반, 연극반, 철학 연구반 등을 꾸려 관련 활동에 나서는 장곡의 ‘너도’는 시흥시 연성권역(장곡동·연성동·능곡동)의 초·중·고 및 학교 밖 청소년 80명이 참여한다.

 

 # 꿈의 학교의 남겨진 숙제

 지난달 꿈의 학교가 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시행 초기라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최대한 개설 가능토록하고 운영 주체 또한 대학,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전문가단체,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지방자치단체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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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 추구 목적이 아닌 범위에서는 기업들의 참여 역시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퇴임 교원을 포함해 지역인사, 전문가 등도 광범위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개방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꿈의 학교는 어떤 형태로든 서열화를 목적으로 하는 평가를 실시해선 안 된다. 학생들이 원하지 않으면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고, 누구든 강제로 공부를 시키는 분위기를 만들 수 없도록 해 학생 자치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과 교사로 구성되는 위원회를 통해 모든 학교 운영에 대한 규칙을 정하되, 교육청이나 관공서의 통제와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꿈의 학교는 쉽게 말해 ‘학생들이 만들어나가는 학교’가 돼야 한다.

 하나의 모형을 만들고 모든 학교를 획일적으로 이끌면 기대하던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를 따분해 하고 재미없어하는 현실에서 문제점을 찾고 그 대안으로 마련한 ‘꿈의 학교’인 만큼 무엇보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운영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학교로 학생중심 교육을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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