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중장년의 오산시민에게 오산천은 어린 시절 물장구치고 멱 감던 추억의 장소다.

 하지만 지금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악취를 풍기는 그저 그런 도심 하천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오산시는 시민들에게 외면받는 오산천을 옛 모습 그대로 살려, 버들치가 다시 찾게 만들 계획이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태하천으로 복원, 도심 휴식처가 될 수 있게 한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있다.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는 오산의 젖줄, ‘오산천’을 찾아가 봤다.<편집자 주>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던 여름, 마땅한 피서지를 찾지 못했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텀벙 뛰어들던 곳이 오산천이다.

 아낙네들도 삼삼오오 모여 빨래를 하며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던 곳, 버들치와 물방개를 쫓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쳤던 그런 곳이다.

 이런 오산천은 지난 수십 년의 시간 동안 사람들이 편리와 효율을 좇아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잊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아 점점 오염돼 갔다.

 오산시는 2010년부터 이곳 오산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하천시설과 수질개선 등 관련 부서를 일원화했다. 오산천을 살리기 위해 생태하천과를 신설해 지난 3년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하천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37-3.jpg

 오산천을 살리자는 것에 민관의 구분이 따로 없었다. 2011년 ‘오산천 살리기 지역협의회’를 설립해 오산천 유역 오염원 조사부터 실시했다. 또 용인 관내의 기흥 저수지 수질복원과 기초조사가 이뤄지고, 샛강 살리기 운동, 생태복원 정책연구모임, 생태교란식물 제거, 하천정화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여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동탄2신도시 하수처리를 위한 수질복원센터 건설과 관련, 오산지역 환경단체들은 수질센터 기본설계에 오산천으로 방류되는 수질개선안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토론회 개최 및 처리수질 강화요구 기자회견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질개선을 요구해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5㎎/L에서 3㎎/L, 인(TP) 0.5㎎/L에서 0.3㎎/L로 변경 강화시켰다.

 2012년에는 다양한 수생태 복원 성공사례를 발굴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올바른 수생태 복원 활동의 좌표 제시,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수생태 복원 성공사례 콘테스트에서 ‘생명이 흐르는 오산천’이라는 주제로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물 맑은 하천

 오산천은 용인시 관내 석성산에서 발원해 화성시와 오산시를 거쳐 평택시 안성천으로 유입되는 하천으로 4개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유지관리하고 있다. 수질 및 생태계 개선에 관한 부분이 원활하게 관리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37-2.jpg
 결국 2013년 3월 경기도 남부권시장협의회에서 9개 단체가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역협의체 구성 협약을 맺음으로써 오산천의 수질과 생태환경 관리를 시민단체와 자치단체가 유기적으로 연계해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오산천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오산천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식수로 사용될 만큼 1급수가 흐르는 깨끗한 하천이었다. 다시 오산천에 맑은 물이 흐를 수 있도록 2017년까지 국비를 포함해 총 사업비 857억 원이 투입된다.

 오산천에 대한 장기발전플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오산천을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오산천 유입 지천 또한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오산시는 오산천의 중요 지류 하천인 가장천 생태하천복원 사업비를 적극적으로 관계 부처에 요구해 2013년 신규 국비 사업으로 선정, 총 사업비 281억 원으로 가장천에 습지를 조성하고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오산천의 변신은 무죄

 지난해에는 신규로 국비 12억 원을 확보해 수해 복구는 물론 오산천 둔치와 고수호안에 20만 본의 억새와 수크령 등 초본류를 식재했다. 억새단지를 만들어 다양한 조류, 어류, 곤충의 서식처로 조성 중이다. 올해도 국비 7억 원을 확보해 친수공간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37.jpg

 또 2009년 5만2천474㎡ 규모로 조성된 ‘맑음터 공원’과 ‘오산에코리움’은 오산천~환경사업소~맑음터 공원을 연결하는 지리적 환경을 이용한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조성됐다.

 도심 속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쉼터를 제공하고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는 공간으로써 지난해 전국에서 11만여 명이 찾을 만큼 경기도의 대표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인기 체험장으로는 나비 학습체험관, 학습관찰용 토끼·닭장, 다람쥐 체험장, 잉어 먹이주기 관찰 데크, 물놀이터 등이 있으며 도롱뇽, 누에, 두꺼비, 타란툴라 등 다양한 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쉼터를 제공하고자 조롱박 터널, 야생화 단지, 개구리 서식지, 초가집 미니어처, 자작나무 그네 쉼터를 만들어 많은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곽상욱 오산시장의 인터뷰
37-1.jpg

 지난해 선거 때 곽상욱 시장은 "오산천을 파리 세느강처럼 문화와 낭만이 흐르는 힐링 하천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생태하천 복원 ABC(Active, Beautiful, Clean) 프로젝트’를 통해 오산천이 건강하고 깨끗한 시민 휴식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오산천 복원사업 최일선에 서 있는 곽 시장의 각오를 들어봤다.

 -오산천이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오산천은 오산의 동맥입니다. 반드시 시민의 삶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생태하천으로 되살려 놓을 것입니다. 2017년까지 오산천 수변 활성화와 경관 개선을 위한 경관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 타 지역과 차별화된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 미관을 시민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또 오산천 지류 하천인 가장천과 서동 저수지에도 생명력을 불어넣을 계획입니다.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시민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 3월 시민사회단체·기업체 등이 참여해 하천입양제 도입을 위한 ‘오산천 돌보미 사업’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하천입양제’란 시민이 중심이 돼 하천의 일부 구간을 맡아 자발적으로 하천을 아름답게 가꾸는 제도를 말합니다.

 오산천 돌보미 사업은 생태계 건강을 회복해 가는 오산천의 중요성을 시민에게 널리 알리고, 관(官) 주도의 하천관리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하천복원 사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4월에는 오산시 관내 10개 기관·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아름다운 오산천 꽃길 만들기 시민추진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위원회는 오산대교에서 남촌대교까지 구간을 1, 2, 3구역으로 나눠 꽃길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산천 하류 맑음터 공원에 캠핑장이 조성된다는데

 ▶오산에코리움이 위치한 맑음터 공원은 지하 하수처리장 상부에 흙을 돋워 조성한 환경친화적 생태공원입니다.

 도심 속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쉼터를 제공하고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는 공간으로, 경기도의 대표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자리 잡아 많은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2015년 국민여가 캠핑장 조성사업’에 맑음터 공원이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사업 계획에 따라 올해 말까지 국비 포함 10억 원을 투자해 텐트 50면, 캐러밴 10동, 어린이놀이시설, 화단, 야외 소공연장, 어린이 물놀이장, 그 외 각종 편의·부대시설 등을 갖춘 가족단위 힐링 캠핑장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오산시에는 그동안 캠핑장이 없어 캠핑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타 지역으로 나갔지만, 이제는 오산시만의 특성을 갖춘 멋진 캠핑장을 만들어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 계획입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