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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
아름다운 정원을 보며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작품들이 예상보다 많이 전시됐는데 상당 작품들이 기획전 동안만 빌려오거나 또는 장기간 임대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여러 자화상 중 허락을 받은 작품 앞에서 사진도 찍어보며 어찌해야 인천이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방에선 유럽 현대 회화를 대표하는 여성화가 듀마(Marlene Dumas) 작품들이 전시됐는데 그림의 내용이 고문 등 너무 섬쩍지근하고 살벌해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출구로 나오는데 관람객들이 표를 사기 위해 비를 맞으며 길게 늘어서 있으면서도 여유롭고 즐겁게 떠드는 소리가 이방인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간간이 내리는 빗속을 뚫고 전철로 한시간 걸려 추천받은 호프만 재단((Emanuel Hoffmann Stiftung)으로 향했다.

 과연 명성답게 예술적인 대형건물에 "Future & Present"라는 타이틀로 거창하게 전시를 이루고 있었다. 초현실적인 작품이 많았고 ‘직선을 통해 유기적인 곡선’으로 많이 시도했다는데 어쨌거나 규모면에선 놀라움 그 자체였다.

 하룻밤 더 묵은 뒤 두 번째 목적지인 ‘비엔날레(Biennale Arte)’를 참관키 위해 베니스 행 비행기를 탔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라는 뜻으로 격년으로 열리는 전시회다. 올해로 56회를 맞는 전통의 국제 예술 전람회인 비엔날레는 올해도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린다.

이에 반해 트리엔날레(Triennale)는 3년마다 밀라노에서 열리는 국제적 미술전람회인데,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 개최가 한때 어렵게 되자 구상되었다. 또한 1896년 발족한 카네기 국제현대미술전이 3년마다 열리고 있고, 1929년부터 디자인 중심의 밀라노 트리엔날레가 있으며 그 밖에 68년 창설되어 봄베이에서 개최되는 인도 트리엔날레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1995년부터 2년마다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 비엔날레가 잘 알려져 있다.

 비엔나 도착일 엔 우선 짐을 풀고 시간에 맞는 오페라를 구경하고 일찍이 잠자리에 들다보니 느긋이 오랜만의 숙면을 취하게 됐다. 다음날 아침 비엔날레까지 수상버스를 타고 입구에 도착해 국가관으로 우선 방향을 잡았다.

 이곳에서도 건물의 규모와 위치에 따라 국력의 차이가 나고 있었다. 한국관은 일본관 뒤에 있었는데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이라는 영상물을 보이고 있다. 문경원, 전준호 두 작가가 한국관의 구조적 특성을 살려 다채널 영상설치 작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 소녀가 미래의 우주 캪슐 안에서 먹고 자고 운동하며 식물도 키우고 생활하는 모습의 영상물인데, 주최 측으로부터 특별상을 받았다고 하니 정말 흐뭇한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이 국가관들의 에어리어에 아직 중국관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음이 상당히 의외였다. 수많은 국가관을 둘러보고 근처에 소재한 ‘아스날레(Arsennale)’에 도보로 움직였다.

 세계 각국의 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초대 받아 다양하고 시험적인 수많은 작품들이 나열돼 있었다. 길게 이루어진 이 전시관은 원래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였는데, 문을 닫은 뒤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장으로 이렇듯 뒤바꿔 놓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1897년에 개관한 영국 런던에 있는 유명한 ’테이트(Tate) 갤러리‘도 예전에는 화력발전소 건물이었다지 않았는가. 한 명의 스위스 화상(畵商)의 열정이 아트 바젤의 첫걸음을 만들었고, 또 한명의 사업가가 작품과 건물을 기증해 테이트 미술관을 열었다고 한다.

 테이트의 소장품에는 영국최대의 풍경화가 J.M.W 터너가 당시 막대한 판매금액을 거절하고 국가에 기증했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인천이,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문화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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