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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장
2000년까지도 연수구에 위치한 청량산이 지금처럼 공휴일이나 주말에 북적거리지 않았다. 그런대로 한적하고 여유 있는 산길이 있던 청량산이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더욱이 전부터 있던 산길을 정비하고 여기저기 샛길을 막으면서 다니는 사람들에게 더 편히 다가갈 수 있도록 친환경 자재를 바닥에 깔고 일부 구간에 나무계단을 놓아 다니기 안전한 둘레길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청량산 자락으로 몰리게 했다.

 예전 같으면 대부분 사람이 오직 정상을 향해 올라갔겠지만 둘레길이 생기면서 굳이 정상을 향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힘들이지 않고 산자락의 나무그늘아래 둘레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그런대로 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건강을 위한 ‘힐링’에 빠지는 또 하나의 매력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전국 각지에서 여기저기 둘레길이 생겨나면서 둘레길 문화가 새로운 여가생활이 되고 있다. 가파른 산꼭대기를 향해 숨 가쁘게 올라가던 등산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루었다는 만족감을 주지만, 둘레길 산행은 더불어함께 걸으면서 부부나 친구가 연령이나 성별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 된다.

 물론 산행은 개인적인 체력이나, 그 날의 분위기 등 여러 요인으로 둘레길을 걷거나, 혹은 산꼭대기 오르기를 정하기도 하지만, 변화된 산기슭의 분위기에 요즘은 둘레길에 나이드신 분들이 나서는 경우가 많아진다.

 먼지 풀풀 나던 산길이 처음 폐타이어로 만들어진 바닥깔개로 교체되고,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난 후 신임 연수구청장이 친환경 자재로 일부 구간을 바꾼 후, 많은 산행인이 편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돼었다.

 요즘 대대적인 교체를 보면서 지역주민에게 다가서려는 구청모습에 또 다른 변화를 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교육에서도 이런 변화하는 학부모와 교육계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학교를 통해 배우고 익혀서 자신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물로 커 갈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성공(?)하여 자신뿐 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 귀감이 되는 큰 인물이 되도록 정상을 향한 목표가 있었지만, 요즘은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쪽으로 학부모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게 일부 인식이 바뀌고 있다.

 마치 산행이 오로지 산꼭대기를 목표로 힘들게 오르는 것에서 둘레길을 걷는 것처럼 산허리 주변을 맴돌기를 교육에서도 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여유롭게 공부하는 것이 일상적인 개인의 삶에서 행복을 위한 것일 뿐 좀 더 커다란 목표를 세워 보다 많은 주위 사람에게 성취감과 함께 더불어 이루는 만족감을 주는 것을 포기하는 분위기가 점차 늘고 있다.

목표를 세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그저 학교 현장에서 신화처럼 보이고 심지어 학교나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마치 무모한 도전쯤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를 테면 산자락 둘레길이 생기면서 힘들게 산꼭대기를 향해 오르려는 산행이 일부에서 점차 시들해지면서 정작 정상이라는 일상적인 목표가 점차 잊혀지고 있다.

 열심히 목표를 세워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지금도 행복한데 뭐하러 힘들게 시간을 들이고 고생하면서 노력하는가라고 주장하는 교육현장 지도자도 있다

. 그러나 만약에 목표를 세워 열심히 노력한 성공인이 없었다면 세계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세계적인 인물이나, 삼성·현대 같은 기업이 펼친 결과에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일상의 삶은 현재의 행복이라는 산자락 베이스캠프에서 벗어나 인간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하는 위대한 도전을 할 수 있을 때 많은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삶의 위대성을 실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에게 둘레길보다 힘든 정상에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와 용기를 주어야 한다. 그렇게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실에서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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