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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
후덕 지근한 2015년의 무더운 여름더위만큼 한반도주위에서 서성이는, 국태민안(國泰民安)에 반(反)하는 어두운 먹구름도 서서히 우리에게 오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이 정도 해결했어도 분단구조로 고착화된 고질적인 남북대결과 우리사회 내 남남갈등의 본질에 둔감한 지도층과 일반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도 정확하게 인지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내부의 위기지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이룬 통일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매우 버거운 일이다.

 그것은 철저한 준비와 국민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졌음을 알아야한다. 경제가 저성장·양극화로 안 좋고, 지엽적인일인데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제기한 국정원 민간인사찰의혹 등 표면화된 이슈들에 묻히어 왜 우리사회가 선진국이 빨리 안 되고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이 부족하다.

 그러한 분석의 틀을 제공해야 할 역사교육, 국가관함양교육은 다 팽개치고 영어 수학만 학교서나 집에서 가르치기에 이기적인 인성이 형성되니 물질만능주의를 추구하는 층이 점 점 더 두꺼워지면서 가치부재사회가 되고, 심지어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삶의 터전인 대북안보문제도 경시하는 매우 위험한 지경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이 행복이 그냥 쉽게 온 것이란 착각으로 가족만 챙기는 못된 습성들이 만연한다. 고위층이 지도층이 못되는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양심과 진리와 정의의 소리는 고리타분한 옛 선비들의 목탁소리처럼 되버린 것이다. 정치인들을 포함한 지도층이야 말한 들 무엇하랴.

 대한민국을 폄하하는 세력하나 견제하지 못하고 反국가세력들이 선전 선동하여도 뚜렷이 스스로 나서 방어하지 못해 웰빙족으로 낙인찍히어 보신만하는 정치인들이 득실거리니 투쟁적으로 종북노선에 동조하면서 성공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흠집만 내려는 세력들에게 합법적인 공간을 마련해 주는 민주를 빙자한 ‘방관’과 ‘탐욕’의 정치문화를 청산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골병들어 가고 있다.

 배가 부른 돼지가 되기 전에 지혜를 소유한 균형이 잡힌 현자가 되어야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존경받는 지도층이 양산되는 것인데, 정 반대의 시대적 흐름이다보니 위선과 탈법의 탈을 쓴 엉터리 함량미달 가짜들이 곳곳에 포진하여 부패한 행위를 통한 기득권유지에 올 인하고 있고, 잘못된 정치적 상징조작을 통하여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못된 패거리들이 우리사회의 건강성을 매우 크게 해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민주라는 말로 포장하고 참 민주를 파괴하는 기이한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양식이 있고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지식인들은 이러한 우리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이 치료되지 않고 더 깊어지면 자칫 우리 후손들에게 불행한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

 가장 많은 책임을 갖고 있는 사회의 고위층들이 지도층이라고 평가를 받으려면 합당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면서 자신보다 더 노력하고 좋은 능력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더 낳은 나라건설에 우선순위를 두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다.

 작금 우리사회의 모습은 대다수의 선량하고 양식이 있는 국민들이 용기를 갖고 건전한 시민윤리의식을 더 함양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독려하는 것과는 반대로 절차적 정당성에서 겉모습은 포장이 되어 있지만, 많은 편법과 반칙으로 패거리를 지어 할거주의를 조장하고, 건전한 공동체정신발현의 전제조건인 배려와 양보라는 위대한 정신가치를 사장시키는 천민자본주의의 언저리서 벗어나고 있질 못하다.

 우리사회의 모습이 계속 이렇게 진행된다면, 비록 밥은 굶고 있어도 독재체제의 승냥이가 된 북한의 한반도공산화전략이 다시 통용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갖고 사회내부의 남남갈등의 문제, 부정부패의 문제, 도덕적 해이의 문제 등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국가개조를 견인할 개혁주도세력을 국민들이 만들지 못한다면, 어찌 우리 후손들에게 선진통일부국을 물려 줄 수가 있다는 것인지 매우 강한 의구심을 내려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한 여름에 이러한 강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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