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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균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센터장
환자 입장에서 치료해야 하는 대표적인 암은 단연코 유방암이다. 무서운 암 치료도 문제지만 여성성을 잃는다는 상실감이 여성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암 부위를 깨끗이 절제하고 남아있는 유방조직을 이용해 유방의 모양을 만들며 흉터를 최소화하는 ‘종양성형술’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이일균(47) 국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센터장이 꼽힌다.

 그는 "유방암 전절제술을 받은 후 적극적으로 유방 재건을 하고 또 조기 유방암 환자인 경우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동시에 유방 재건을 하는 종향성형술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입장에서는 1∼2시간이 걸리는 유방암 전제술에 비해 종양성형술은 3시간 이상이 걸리는 힘든 수술이지만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조기 유방암 환자인 경우 ‘암에 걸려 고생했지만 수술받고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적지 않은 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유방암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40∼50대 여성의 경우 종양성형술을 통해 처진 가슴이 오히려 아름답게 만들어져 놀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는 조기 유방암도 암은 암. 이일균 교수는 "유방암에 걸린 여성 환자들에 대한 남편 등 남성들의 정서적 지지와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에 걸려 치유를 위해 유방을 제거하는 것이 뭐가 대수냐고 말하는 남편들이 꽤 된다는 것이다. 나이 50살을 넘어 암에 걸려서도 절제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또는 복원이 안 되겠냐고 하소연하는 여성 환자들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이렇듯 이 교수는 암 수술뿐만 아니라 여성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심리 상담가 역할을 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 교수는 "오히려 ‘환자들에게 완쾌돼서 다행입니다’라는 말을 건넨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많은 환자들에게서 여성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는 말을 들으면 사실 기분이 좋죠. 그런데 아직까지 한 여자의 마음을 제대로 잘 챙겨주지 못해 탈이죠. 바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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