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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모 인천보건환경연구원장
올해는 폭염이 일찍 시작되고 마른장마 뒤에 폭우도 내리면서 ‘역시 여름이구나! 싶게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내고 있다. 5월, 6월, 7월 이제 겨우 종식이라는 키워드들이 떠오르는 메르스와의 한판 승부를 마친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건강한 삶에 대한 감사함으로 올 여름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할 여름 질환에 대해 몇 가지 주의를 구하고 싶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산과 들 그리고 바다로 떠나는 시기로 특히나 고온의 환경에서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때다. 이 시기에는 햇볕에 장기간 노출되어 일사병에 걸릴 수 있다.

 일사병은 야외에서 장기간 노출 시 땀을 흘리면서 염분이나 전해질이 빠져나가 무력감이나 현기증 그리고 심한 두통이 동반될 수 있는데, 감지 즉시 햇볕을 피해 서늘한 곳으로 옮겨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보다 조금 위중한 질환으로 햇볕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밀폐된 고온의 환경에서도 걸릴 수 있는 열사병 또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닐하우스에서 장시간 작업 시 혹은 실내에서 무리한 운동을 했을 때 40℃ 이상의 심부체온,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 무한증(땀이 나지 않는 것)이 나타난다면 열사병을 반드시 의심해야 하는데, 여러 장기를 손상시키는 응급 상황이므로 옷을 느슨하게 풀어줘 찬물이나 얼음으로 마사지를 해 체온을 떨어뜨리거나 주변에 차량이 있으면 에어컨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면서 즉시 병원으로 이송시켜야 한다.

 일사병과 열사병 예방을 위해서는 덥고 무더운 곳에서의 활동을 자제하고 시원한 곳에 머물면서 물을 자주 섭취 하도록 한다. 혹시라도 폭염 속에 힘들다고 느껴지면 즉시 서늘한 곳에 가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요즘처럼 고온의 폭염에서는 실외에서의 활동 대신에 집이나 카페와 같은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시원한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시설을 이용해 더위를 피하는 걸 선호하기도 한다. 이런 때에 또 주의해야 할 점은 실·내외의 온도차를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해 가벼운 감기, 몸살, 권태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여름철에 흔한 냉방병의 증상들이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차는 5~8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며, 냉방기를 가동할 때에는 수시로 창문을 활짝 열어 내부 공기를 환기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보다 조금 주의를 요하는 질병으로,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레지오넬라증이 있다. 이는 물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Legionella pneumophila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으로 레지오넬라 폐렴과 폰티악 열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발열과 함께 폐에 염증이 생겨서 기침, 호흡곤란 등이 생기며, 폰티악 열은 폐렴은 없이 독감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레지오넬라균은 25~45℃의 따뜻한 물에서 잘 번식하며 수돗물이나 증류수내에서도 수 개월간 생존할 수 있고 온수기, 에어컨의 냉각탑, 가습기, 온천, 분수 등에서도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인천시에서는 대형건물 냉각탑수, 의료시설, 노인요양시설 냉·온수 등 다중이용시설의 인공수계 환경수에 대한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통해 여름철 레지오넬라증 유행에 대한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가정이나 소형건물 관리자들은 냉방기를 가동할 때에 수시로 에어컨 필터나 선풍기 휠 등을 자주 청소하여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별빛이 반짝이는 한여름이다. 휴가로 떠난 깊은 산속의 한 삼림욕장에서 까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그 상큼하고 시원한 공기에 행복해하기만 해도 좋을 텐데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에, 그리고 가끔은 숨을 잠깐 멈추게 하는 뜨거운 태양에 우리의 건강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예방습관들은 우리를 아프지 않고 이 여름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게 하는 훌륭한 도우미가 될 수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낭만적인 계절 가을이 올 때까지 일사병, 열사병 등 모든 여름 질환을 잘 예방해 모두가 올 여름에도 편안히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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