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제훈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종아리 부위 살이 자주 까지고 안 나아 피부이식을 받았던 80대 할머니 환자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지난해 외래로 오신 분인데 검사해보니 대동맥이 꽉 막혀 심각한 상태였죠.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나 생명을 건진 운이 좋은 분이세요."

머리 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인 경동맥의 70%가 좁아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수술이 안 될 정도의 상태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 안타깝다는 것이 박제훈(49) 국제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의 설명이다.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의 질환이 있는 분인 경우 말초 동맥 질환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요.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있을 때에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장하죠. 주저하지 마시고 전문의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 노인 환자가 받은 수술은 겨드랑이-대퇴동맥 우회술로 그가 집도하는 수술의 대부분은 고난이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박제훈 교수는 흉부외과 중에서 어려운 수술로 꼽히는 ‘경동맥 수술’분야 명의로 불릴 정도로 많은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다. 많은 수술 집도가 전부는 아니다.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 확률이 3∼5% 수준이면 최고 실력을 갖춘 의사로 불리는데 그의 실력은 2.4%로 이보다 더 좋기 때문이다.

한편, 그의 책 사랑은 남다르다. 최근에는 일 년에 거의 한 권 꼴로 번역서나 저서를 내고 있을 정도로 열정에 불타고 있다.

"의사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해가며 책을 쓴다는 건 사실 미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원서를 번역하면서 지식도 얻고 의사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달렸죠."

박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장기이식·줄기세포 등과 관련해 의료계가 공통적으로 윤리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어요. 의료인과 환자 모두 윤리적 행동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김경일기자 ki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