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을 들여 월드컵경기장을 건립하고도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이 없는 도시는 인천을 비롯해 서울, 대구, 광주, 제주다. 특히 인천은 대한민국이 16강을 진출하게 된 2002 한·일 월드컵축구 성지로서 시민들이 지난 7월부터 인천 연고팀 유치를 갈망한 가운데 인천 체육계는 물론 시, 지역 기업인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은 프로축구단 유치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8월에 들자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범시민 추진위원회 준비위원들이 나서 38인 발기인대회를 갖고 준비위원장까지 추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추진위원회 창립총회와 위원장만을 추대한 것 외에 아무런 발전이 없는 현실이다. 특히 별다른 추진실적이 없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가진 창립총회에서 인천시장과 시의회의장은 자신들의 축사만을 한 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행태는 인천연고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해 이들의 관심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준비위원회에서 모두 256명의 추진위원을 선정했으나 그 명단에는 현직을 떠난 인물도 포함돼 있는 등 성의없이 선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주는 가운데 이날 참석한 위원들은 절반도 안되는 110여명에 불과했다.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려면 창단 가입금을 비롯해 모두 130억원이 필요하며 창단 이후 구단의 연간 운영비는 100억원 이상 소요된다. 그러나 경기 및 광고 수익금 등 구단이 벌어들이는 연간 수입은 50억원에 불과해 앞으로 적자폭을 줄이려면 범시민 추진위원회가 적극 나서줘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이 시 관계자에 의해 밝혀지자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위원들은 묵묵부답, 한마디로 분위기가 더욱 무겁고 냉냉했다. 진정 남부럽지 않은 명문구단을 창단하려면 엄청난 창단기금보다 우선 추진위원회의 준비자금이 필요하나 정작 돈을 내놓아야 할 지역 기업인들은 아무 말 없이 서로 눈치만을 보고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하루빨리 유치하기 위해서는 선뜻 거금을 내놓을 수 있는 축구에 대한 열의와 용기있는 기업인이 필요하며 이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 가려면 범시민 추진위원회가 재구성 또는 재정립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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