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브릿지호텔이 하루아침에 유령건물로 전락하면서 엉뚱한 피해를 낳고 있다.

신세계가 쇼핑복합타운을 짓기 위해 브릿지호텔과 인근 부지 6만㎡를 3.3㎡당 850만 원 선에서 매입하기로 했지만 땅을 헐값에 매각하지 말라는 인천시 감사관실의 지적에 따라 개점 휴업 상태이다.

2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협약에 따라 신세계 쇼핑복합타운 부지 가격을 3.3㎡ 당 850만 원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감정평가를 통해 3.3㎡당 1천100만 원이 제시되면서 부지 매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당초 이 부지가 올해 5월까지 모두 신세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한 인천도시공사가 브릿지호텔 위탁 운영사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아 호텔은 수개월째 개점 휴업 상태다. 브릿지호텔은 지난해 69억1천만 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만 20억400만 원을 올렸다.

호텔에서 위탁 운영사가 손을 뗀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식음료 부문을 먼저 철수시킨 후 지난달 3일부터는 아예 숙박 부문도 손을 뗐다.

그러는 사이 영업이익은 커녕 오히려 손실액이 늘어나는 사태를 맞았다. 상황이 이렇지만 인천경제청과 신세계의 협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신세계는 경제청의 요구대로 땅을 살 경우 300억 원을 손해 본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롯데와 이랜드가 인근 부지를 3.3㎡당 500만~600만 원대에 매입한 것을 비교해도 손해 보는 장사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문 닫힌 브릿지호텔에서 유일하게 영업을 하는 ‘초콜릿박물관’의 영업 손실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콜릿박물관을 운영하는 업체는 내년 4월까지 도시공사와 영업 계약을 맺었지만 매각 추진으로 영업이 중단되면서 영업 손실도 걱정이지만 인천 유일의 초콜릿박물관을 설치하는데 투입한 수십억 원도 고스란히 날리게 생겼다.

그동안 국내외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관광효자 콘텐츠인 초콜릿박물관이 하루아침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매각이 지연될 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라 우리로서도 너무 당황스럽다"며 "제대로 운영됐으면 수익이 나는 호텔이 졸지에 유령 건물로 전락돼 안타깝고, 초콜릿박물관에도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히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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