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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작별」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02년 08월 25일 일요일 제0면
"이 빌어먹을 도시에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어"

신고 있던 신발을 내 던지며 도시를 떠나는 배를 타는 이 매력적인 아가씨의 이름은 메메(잉그리드 루비오). 절뚝거리는 다리를 가졌지만 제법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에 부모를 잃고 자신은 불구가 되는 등 순식간에 행복을 빼앗겨버린 메메는 이제 어린 동생 아네따(히메나 바론, 프로렌시아 벨토티)와 함께 거친 세상에 홀로 남겨져 살아가야 한다.

계속되는 실연에 슬퍼하고 또 사고로 인한 장애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없게된것을 못견뎌하는 열 일곱의 메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그녀지만 '꼬맹이' 아네따에게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혈육이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자매는 세상과 부딪치며 힘들어하지만 이에 맞서 거친 삶을 헤쳐나간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메메는 번듯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아네따는 매력적인 아가씨로 성장한다. 이제 아이 티를 완전히 벗은 아네따에게 사랑이 찾아오고 그녀는 연인 자비에의 아이를 갖게 된다.

둘의 관계를 반대하며 임신한 아이를 같이 키우자고 아네따를 설득하는 메메,그리고 이런 언니가 부담스러운 동생 아네떼. 둘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던 중 어머니처럼 따르던 돌로레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져 오고 술과 담배로 슬픔을 달래던 메메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합작영화 「작별」은 남녀 간의 이별을 얘기하는 영화는아니다. 작별하는 사람은 극중 세상과 이별하는 메메나 메메를 떠나보내는 아네따가 되는 셈.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은 '작별'후에 남게되는 추억을 나타낸다. 아네따가 반복해서 보는 사진첩에는 사고가 나기 전의 부모님의 모습도 있고 '안경잡이 괴물'이라고 놀림 받던 아네따도 있으며 다리를 절지 않는 메메의 행복한 웃음도 있다.

메메가 죽으면서 남겨준 것도 바로 사진. '보석같이 빛나는 추억'을 메메는 사진을 통해 아네떼에게 선물하고자 한다.

두 자매가 나누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는 관객들에게 흐뭇한 웃음을 준다. 두사람만이 알고 있는 상어노래, 고집불통 고모의 물병에 '실례'를 하는 메메 등 시간의 흐름 속에 되풀이되는 에피소드들은 사진 속의 추억처럼 결국은 다 슬픔이 되는것들이다.

메메역의 잉그리드 루비오는 지난 96년 「택시」로 데뷔한 스페인 배우. 자학으로 한없이 망가지면서도 밝음을 잃지 않고 결국은 모든 사람들의 추억이 되는 그녀의 모습은 이 영화가 잉그리드 루비오의 영화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게 한다.

그동안 많이 접하지 못한 국가들의 영화라서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찾기 힘든 진지함과 차분함을 갖춘 라틴 영화의 매력에 빠져도 좋을 듯 하다.

다양한 국적의 작품성있는 영화를 국내에 소개해온 백두대간의 50번째 영화로 원제는 남쪽의 등대(EL FARO DEL SUR). 스페인의 아카데미상인 고야영화제에서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9월19일 개봉. 18세 이상의 성인만 볼 수 있고 상영시간은 11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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