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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장
할머니, 할아버지 노릇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요즘 중국에서 사는 딸아이가 손자를 외국학기 방학에 맞추어 한글 등을 배우도록 한국에 보내면서 부탁하였기 때문이다. 중국 국제학교에서 수업은 주로 영어를 중심으로 공부하기에 한글공부가 자연 소홀해 질 수밖에 없어, 동네 학원에서 국어를 중심으로 수학, 태권도 등을 등록해 한 달 반짜리 수강을 신청했다. 매일 과목당 1시간 정도로 오후 1시부터 4시간 30분을 공부하도록 시간표를 작성하여 보내고 있다.

 자연히 학원에서 학원 학부모와 이런저런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듣기도 하고, 간간이는 학교교육과 비교하여 툭툭 나오는 말 속에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늘 학부모가 학원에 매달려 아이들을 보살필 수가 없기에 수시로 학원에 찾아와 자녀 관리를 부탁을 하면, 어김없이 그대로 보살펴 준다.

 수시로 울려대는 학부모 핸드폰에 아이들 이동상황이 그대로 전달되어, "지금 학원에 왔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나갔습니다"라는 알림은 일상적인 것이고 또 다른 내용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그날 그날 학습하는 수업태도와 평소와 다른 일상에 대하여 알려준다.

 잠깐 잠깐 스치는 짧은 만남에도 "오늘은 OO이가 대답도 잘하고, 옆 친구와 잘 했어요" 등 보내 준 한 마디를 통해 나중에 손자와 다시 한 번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학원에서의 생활을 확인하면서 이런저런 격려성 칭찬과 고칠 태도까지 주문하면서 학원생활을 들여다보며, 가끔은 전화로 묻기까지 한다.

 학부형이 이제까지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 그것으로 학교에서 알아 잘 가르치고 있으려니 생각하고, 어쩌다 학교에 가고 싶어도 괜한 자격지심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고, 오지랖 넓게 나서는 것 같아 참고 지내기가 일쑤였으나, 이젠 수시로 지각을 하든지, 수업태도가 나쁘든지 그날에 따른 행동변화를 쉽게 알 수 있기에 학교보다 동네학원에 학부형들이 마음 편하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이제까지 공교육에 있었던 탓인지 공연히 씁쓰름하다.

 학원 선생님은 학부모들로부터 수시로 가르침과 아이들 관리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학원을 찾아가 선생님을 바꾸어 달라고 떼(?)를 쓸 수도 있고, 또는 학원을 바꾸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허락하는 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상담과 지도를 받을 수도 있다. 배우는 학생이 방학일 때 더 바쁠 수도 있다. 학부모의 요구에 맞추어 개인 혹은 소규모 그룹으로 어느 정도까지 수준에 맞추어 배울 수 있고, 배우면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물론 가르치는 학원 중심의 정보이지만 그래도 영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 학부모가 모이면 학원 교육의 가르치는 수준과 가르치는 학습 양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타 교육기관과의 비교정보를 같이 공유하고 있다. 모두가 100점 받는 시험으로 아이들 실력이 하향평준화 되는 공교육보다 차별화 되어 학습에 자신감을 주고, 할 수 있다는 학습의욕을 주어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로만 학교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교육청과 함께하는 정치권은 실제로는 공교육을 좀먹고 있다.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교원단체의 일사분란한 확실한 표가 무서워 선거 때 마다 학부모보다 일부 교사에 떠밀려 눈 도장을 찍기 위해 학교 현장에 다니고 있다. 공교육기관인 학교가 학원보다 신뢰를 잃고 동네에서 이지경이 된 것은 정치인과 일부 교사 때문이다.

 자신도 가정에 가면 학부모인데 한심한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녀를 특목고나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있겠지만…, 학부모가 열성으로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는데 왜 선거표만 계산하는지…?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수시로 학부모와 소통하고 제대로 아이들 정보를 주는 선생님을 격려하고, 모든 선생님이 그렇게 아이들 곁으로 보다 가깝게 다가가도록 다독여 주길 바란다. 그래야 공교육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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