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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용 개성신한물산㈜ 대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흔적을 모색하고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TSR)로 우리 민족의 시원일수도 있는 샤먼의 고향 바이칼을 다녀왔다. 고조선과 발해, 고구려가 만주 땅을 섭렵했었음에도 지금의 우리에겐 대륙적 기질도 없어졌고 시베리아와 만주 땅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음이 가슴 저며 왔다. 우리나라는 해양경제권으로 서해와 동해, 남해로 나아갔지만 북방의 기억이 잊혀져 가는 것은 남북 분단 때문일 것이다.

 이번 여행은 한반도 종단철도(TKR)로 블라디보스토크 에 도착하였지만 TSR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철도를 이용하여 부산에서 서울, 북한을 지나 유라시아를 횡단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결국 그 출구가 북한이라는 다리를 건너야 가능하기에, 그렇지 못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개성공단의 성공적 확대라고 할 수 있다.

 즉, 개성공단이 성공해야 북한의 경제 특구가 활성화 될 수 있다. 북한에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이 10개 정도 만들어진다면 북한 인력을 50만 명쯤 고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200만 명, 즉 북한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남북 경협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북방으로 가는 길은 한층 쉬워질 것이다.

 개성공단과의 협력이 발전하면, 그 만큼 남북 경협의 기회도 커질 것이다. 북한이라는 경제적 공간이 넓어지면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고 남북한의 경제력과 잠재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다. 남북 경협시 연평균 0.8% 성장을 예상하므로 3∼5% 상승하면 매년 5만 개의 일자리가 확보되어 저출산, 고령화의 출구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총 대외채무는 총 4천 189억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개성공단이 북한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담당 하고 있다. 반대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대외신인도가 하락하고 그 결과 1% 금리 인상시 연간 42억 달러의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발표 되었다.

 G.E 그룹의 버클리 회장은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시대로 가기 위한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북한의 존재를 국익 차원에서 평가되고 계획이 수립되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앞으로 남북경협의 방향은 상징적 선언이나 합의 등이 아닌 사업의 안정성, 판로와 수익성 확보를 통해 정치적 안정성과 국제기준에 맞는 금융, 세제, 보험 등의 우대조치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남북경협 활성화 및 수입대체 산업육성이라는 공공재로서의 기능을 중시하여 민족적 통합과 중장기적 통일을 경제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중일 및 극동 러시아를 잇는 발전 축이 환황해권, 환동해권 및 한일 해협권을 중심으로 점차 강화되어 가고 있으므로 개성공단을 이를 위한 거점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환황해권은 한반도의 서해안, 중국의 발해만, 일본의 큐슈 서북부 지역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배후지까지 포함하여 3억 명의 인구를 가진 대규모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개성 특구는 이 지정학적 구도의 맨 중앙에서 가장 협력적이며 통합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화하고 협력하여 합의를 기반으로 인내하고 넓혀 나아가야 한다. 개성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현실인 동시에 우리가 가야 할 미래이다. 개성공단은 그 자체로서 남북 경협의 주요 인프라이므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모처럼 마련된 남북간 고위급 접촉의 합의로 말미암아 남북 경제 협력, 교류 협력의 공간, 동북아 경제 협력의 거점 그리고 세계화와 개방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통일 한국의 중심 도시인 개성 특구의 위상과 역할을 희망해 본다. 그 희망을 마중물 삼아 TKR로 부산과 서울, 개성과 평양을 지나 대륙으로 가는 TCR(중국횡단철도)과 시베리아를 경유하는 TSR(시베리아횡단철도)로 내달려 유라시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시기를 앞당겨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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