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편

유홍준 / 창비 / 448쪽 / 1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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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인의 축복이라고 칭찬한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8권이 나왔다. 신간은 남한강을 따라가는 오백 리 여정을 주제로 삼았다. 나들이 장소로 유명한 강원도 영월에서 경기도 양평에 이르는 남한강 주변 지역 여행에 나섰던 저자 유홍준은 역사와 자연, 예술을 아우르는 답사기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전보다 날카로운 비평은 줄어든 느낌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저자의 정색하는 설명이 곳곳에서 나온다.

 영월 법흥사 징효대사 승탑과 탑비를 둘러보고 쓴 글의 일부이다.

 "법흥사에 당도하면 가장 먼저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은 징효대사의 승탑과 탑비이다. (중략) 무엇보다도 비문은 최언위가 짓고, 글씨는 최윤이 쓰고, 각자(刻字)는 최환규가 맡았다는 사실이 징효대사 비석의 금석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게 해 일찍이 보물 제612호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것은 아주 잘못된 문화재 지정이다.

이런 경우는 승탑과 탑비를 일괄 유물로 지정하는 것이 옳다. 더욱이 승탑이 탑비와 함께 유존한다는 사실은 문화재적 가치를 한층 높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장 시절 이처럼 잘못 지정된 것을 고쳐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이걸 모두 정정하면 교과서·백과사전·지도 등을 모두 바꿔야 하는 사회적 경비가 만만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는 언젠가는 사회적 합의하에 한번은 정정해야 할 사항임에 틀림없으니 현명한 후손들이 나서서 해주기를 부탁한다."

 유홍준 특유의 입담과 여유가 느껴지는 글이 이 책의 특징이다. 또 저자 스스로도 글에서 역사·문학·민속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늘어났다고 평한다.

 

 남한강을 따라가는 답사는 총 3부로 나눠 소개된다. 제1부는 먼저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을 이루는 영월, 그중에서도 서강으로 흘러드는 주천강에서 시작된다. 단종이 유배된 청령포, 단종이 가슴 절절한 시를 지은 자규루 등 단종의 억울한 죽음만큼이나 긴 사연과 많은 이야기들이 저자의 연륜에서 나오는 글로 소개된다.

 제2부에서는 단양8경을 비롯한 남한강의 수려한 경관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제3부는 성격을 다소 달리해 남한강변의 폐사지를 답사하는 여정으로 이루어진다. 저자는 강원도 원주의 거돈사터, 경기도 여주의 고달사터 등 당일 답사로 다녀오기에 좋은 숨은 명소를 추천하며 남한강 답사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인천 설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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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 채륜 / 268쪽 / 1만9천 원

인천 설화를 소개하고 분석한 책 「인천 설화 연구」가 최근 출간됐다. 저자가 직접 인천의 곳곳을 둘러보고 기록한 구술채록은 물론 문헌 자료와 다른 지역 설화와의 비교 등이 담겨 있다. 또 설화는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민중의 의식이 반영되는 것임도 알려준다.

인천의 뿌리인 문학산과 관련된 사모주바위 설화를 소개하며 "바위에 있는 자국이 효성 깊은 아들의 기도자리가 되기도 하고, 파계승의 난동 자국이 되기도 한다. 설화는 시대와 지역을 걸쳐 계속해서 순환하는 특징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또 ‘풍기문란’형 설화 소개도 있다. 저자에 따르면, ‘풍기문란’형 설화는 해당 지역의 여성들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돼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활동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제약을 받게 된다며, 결국 가부장제 사회의 면모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훈장님한자 천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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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성 / 알리바바북스 / 183쪽 / 1만6천 원

한석봉 천자문과 조선 후기에 널리 읽힌 주해 천자문을 고증해 정확한 본래의 뜻을 찾아 해설을 붙인 정통 천자문 책이다.

삽화를 가미해 공부하기 편하게 만든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의 아들인 초등학생이 삽화를 그려 눈길을 끈다. 현재 인천의 모 초등학교 5학년인데 수준 높은 삽화를 완성한 점이 돋보인다.

저자는 천자문이야말로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의 정신세계를 살찌우는 글이라고 강조한다. 천자문의 내용은 천문지리·인물·농사·자연현상· 정치·가정생활 등을 총 망라한 깊이 있는 인문학 책이라는 것이다.

옛날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준비할 때 기본 과목으로 공부하던 천자문은 원래 중국 양나라 때 주흥사라는 신하가 당시 황제였던 양무제의 명에 따라 왕희지의 필적 중에서 1천 글자를 추린 후 시를 지어 완성한 시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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