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인간이길 거부한 이들이 있었다. 1994년 오늘, 세상은 20대 청년 6명으로 결성된 이들 ‘지존파’의 실체를 알고 경악했다.

 당시 이들은 "돈 있고 빽 있는 자의 것을 빼앗고 그들을 죽인다"는 행동강령을 만들어 10억을 모은 다음 1천200명에 달하는 백화점 고객명단을 입수해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실제 살인연습을 위해 무고한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죽여 암매장했다.

이들이 경찰에 검거되기까지 1년여간 애꿎은 시민 5명이 희생을 당했다. 모두 사형선고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들의 범행동기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었다.

하지만 빈부격자와 부자들에 대한 증오에서 시작된 이들의 엽기적인 연쇄 살인행각의 피해자는 부유층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10년도 더 지난 지금에 ‘지존파’ 사건을 다시 떠올리는 건 ‘헬조선(지옥같은 조선)’이란 신조어에 고개를 끄덕이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이유일 거다.  <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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