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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영 (사)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원장
맥킨지社 Disk Foster 이사는 그의 저서 「혁신: 공격자 우위」에서 대기업이 혁신능력을 상실하는 근본적 요인들 몇 가지 중에 시간관리의 부주의함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었다. 즉 많은 시간을 전략 수립 그 자체를 위한 짜맞추기에 허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화 디지털시대의 기업 활동에는 시간관리 경영, 시테크를 앞세운 경영관리가 이제는 분명 전략으로 자리 잡혀야 된다고 보면 시간 중심의 경영혁신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사무혁신, 생산성 향상, 조직화 전략이란 개념 등이 진작부터 기업에 두루 퍼지면서 직장인의 일일 평균 업무량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시간 관리에 대한 충분한 그림을 못 그리고 있다고 인식돼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어느 외국계 회사를 방문해 그곳 관리담당 임원을 만나러 사무실에 들어선 적이 있었다. 세계적 초일류 기업이란 이미지에 걸맞게 모든 방문 절차나 업무상 면담이 기계적으로 빈틈없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더욱 놀란 것은 그 임원의 방 왼쪽에 걸려 있었던 두 장의 각기 다른 달력이었다. 둘 중 큰 것 하나는 9월 달, 다른 작은 것은 10월 달 달력이었다.

그냥 흔히 달력 한 장에 9월, 10월 같이 표시된 것보다 그렇게 따로 따로 걸려 있는 달력을 보고 나니까 새삼 시간에 대한 값어치를 어림잡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전월, 금월, 익월, 이렇게 한꺼번에 표시된 수첩형 다이어리나 탁상용 다이어리 등을 비치하고 있으면서 활용하고는 있지만 계획, 일정 등에 대해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일일, 주간, 월간과 같은 단기성에 치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한 달을 앞당겨 사는 듯한 인상을 진하게 받았다면 과민한 반응일까? 그리하여 그 한 달은 1년을 앞서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아무튼 시간은 그만큼 소중하고 바쁘게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던 일화였다.

이렇게 일과표, 주간계획, 월중계획, 분기계획, 반기계획, 기중계획까지 경영자라면 누구나 다 나름대로의 이러한 스케줄을 가지고 있겠지만 정작 기업을 위하고 본인을 위한 중장기 계획에 따른 시간 관리는 상당히 애매한 상태가 돼버린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한시적 사고(限時的 思考)는 좀 더 장기적이고 스케일이 큰 미래에의 투자나 비전, 안목 넓히기에는 그 만큼 약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시간은 늘 변화라는 관계에서 같이 이야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경영자들에게는 이러한 함수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다양화, 국제화 시대에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느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으며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정성을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 봐야만 한다.

또한 스스로의 연출 가능한 변화와 목표 달성에 장기적인 비전을 가져보는 것 역시도 중요한 몫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업무 관련 공부는 말할 것도 없지만 체력단련, 외국어, 컴퓨터, 취미생활 등에 있어서도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경영자 입장에서 「레미제라블」을 다시 읽고 「죄와 벌」을 다시 음미해야만 한다면 그 이유는 과거에 읽었던 그 어떤 관점에의 변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을 경영하기 이전에 느꼈던 돈에 대한 인식과 특히 CEO가 되고 난 후의 인식에는 굉장한 변화가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사실 시간이 많아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에 시달리고 생활에 밀려가면서도 틈틈이 자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자기 스스로 삶의 무게를 늘려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알찬 자기 관리 시간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적 상황은 거의 무한경쟁 시대라고 보아도 좋을 법하다. 수많은 경쟁 관계가 형성돼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만이 경쟁 관계에서의 건강한 성취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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