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1호선) 주안역 인천구간에서 또다시 승객이 선로에 들어가 생명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년 전 30대 남성이 이곳 주안역 인근 선로를 걷다가 열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했지만 아무 것도 개선된 것이 없어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9일 코레일 수도권서부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7시 39분께 주안역 인천방향 승강장 150m 전 지점을 지나던 열차에 A(57·여)씨가 깔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본부 측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사고 전 스크린도어를 밀어보는 행동 등을 하는 것으로 미뤄 승강장 끝 1m 정도 높이의 난간을 넘어서 철로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안역 CCTV는 승강장 양쪽으로만 있고 철로 진입이 가능한 난간을 비추는 것은 없어 이곳은 그야말로 ‘안전 사각지대’다. 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뒤로 안전요원을 두지 않고 직원들만 순회하고 있어 해당 사고 시간 A씨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철로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5월 13일 오후 11시 30분께 간석역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으로 들어간 B(32)씨가 CCTV에서 사라진 지 1시간이 지난 뒤 주안역 방향 600m 지점 선로에서 달리는 전동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과 비슷하다.

이곳 주안역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담까지 넘는 경우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추가 안전장치가 필요하면 설치하겠지만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다"고 항변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A씨 주변을 조사 중인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의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회복하면 선로에 들어간 경위 등을 자세히 조사할 방침이다"라고 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