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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장윤종 교수
산더미 같은 일을 앉아서 하는 추석이 지나면 골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간혹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인 고관절(엉덩이뼈 관절)에 생기는 병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병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에 대해 알아보자.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하는 부위로, 공처럼 둥글게 생긴 넙다리뼈의 머리 부분(대퇴골두)과 이 부분을 감싸는 절구 모양의 골반골인 비구로 구성돼 있다. 고관절에는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강한 힘이 가해진다. 넙다리뼈의 머리와 비구의 표면은 부드러운 연골로 덮여있는데, 이 연골이 완충 역할을 한다.

 고관절의 일부인 넙다리뼈 머리의 일부나 전체가 썩는 병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이다.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것이 원인이며, 대퇴골두의 괴사가 나타나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모든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고관절에서 흔히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괴사한 부위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는 자리에 앉거나 일어서는 동작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오히려 한참을 걸으면 통증이 감소되기도 한다. 혈액 부족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나친 음주·다량의 스테로이드제 복용·고관절 주위의 골절·잠수병 등이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나 30~59세 나이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특히 여자에 비해 남자의 발생률이 4배 정도 높다. 전형적인 첫 증상은 사타구니와 엉덩이에서의 묵직한 통증이다. 점점 진행이 되면 고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하는 등 병의 진행 과정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고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스케이트·태권도·야구 등을 하다가 통증이 생긴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고관절에 좋은 운동은 체중에 의한 하중을 최소화하면서 많이 움직이는 동작으로 대표적인 것이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다. 보통 아쿠아로빅(수중에서 즐기는 에어로빅)이나 수영 같은 운동도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또 자전거 타기도 고관절 치료에 도움이 된다.

 

대퇴골두 붕괴가 진행되었다면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고관절 전치환술로, 손상된 연골 및 뼈를 인공 삽입물로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고관절 전치환술은 환자의 90~95%에서 통증 경감 및 기능 회복을 가져오는 수술적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관절 전치환술의 가장 큰 목적은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경감시키는 것으로 변형된 관절을 교정하며, 관절의 기능과 운동범위를 개선시키는 효과도 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퇴행성 변화가 심하더라도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퇴행성변 화가 아주 심하지는 않더라도 통증 때문에 보행·수면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 증상의 완전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인공관절 치환술이 통증을 효과적으로 경감시켜 줄 수 있다.

 조기에 치료를 받을수록 경과가 좋으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도움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장윤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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