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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국정감사는 특정한 사안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정부산하 부처와 공기업 또는 기업인을 상대로 감사를 하는 것이지 국회의원들이 피 감사대상자들에게 큰소리치는 자리가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특권의식에서 부적절한 행태로 피 감사 대상자를 호통 친다면 당연히 지탄받을 일이다.

 지금 국민들은 국회가 청년취업문제와 노동개혁 등 경제 살리기를 위한 산적한 국정현안을 처리해 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 기대와 동떨어진 혁신안을 놓고 국회의원들이 사생결단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지난번 국정감사 때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갑질로 국회의원들이 도매금으로 욕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 감사장에서 잘못된 부분에 대한 날카로운 추궁으로 피감기관들로부터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국감에 최선을 다하는가 하면 호통만 치기보다는 사안을 철저히 파악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어떤 초선의원은 공무원들의 투기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지적하였고 행정중심 복합도시 아파트공급을 받은 4천396명의 공직자중 352명(8.1%)이 특별 분양이후 특별 분양을 악용 전매차익을 노리고 투기한 것을 찾아내 국정감사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는 형사 처벌받아 의원직을 잃은 국회의원이 18명이고 현재 비리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에 계류 중인 의원도 14명이나 된다.

 그중 구속된 상태로 재판받고 있어 국회에 나올 수 없는 5명의 의원에게 매월 1천만 원 이상의 세비와 보좌진 9명의 월급 나가는 것을 못 본척하는 국회의원들이 공무원들의 부패는 김영란 법으로 막겠다고 하자 공직사회에 비난이 일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 불려나온 사람은 공직자 3천931명 기업인 등 일반인 244명 도합 4천175명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불러놓고 국회의원들이 한 짓은 국감장에서 피 감사자를 막말로 망신 주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오히려 비리로 얼룩진 국회모습을 보여주는 국감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물건 좀 꺼내봐라 내가 좀 보게" "감히 의원을 쪼다로 보느냐?" "과장이란 작자가 이렇게 한 거냐?" "질문하는데 제 시간을 잡아먹으려 하세요. 얼굴은 벌게지셔 가지고." "권총발사 과정을 경찰규정에 따라 직접 시연해 봐라" "한국과 일본이 축구경기를 하면 한국을 응원하십니까?" "소신이 아니고 외압으로 해서 지금 버벅 거리는 답변을 하시는 겁니까?" 이 말은 지난번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들이 발언한 내용들이다.

 국회가 공익차원에서 정부산하 기관장이나 기업인을 불렀다면 큰 틀에서 그에 맞는 질의를 하고 피 감사자나 증인이 답변할 기회를 줘야한다.

그런데 지정된 시간을 혼자 다 쓰고 15초 동안 또는 7초 동안 답변을 하란다. 그렇다면 "죄송하다. 노력 하겠다"는 답변밖에 무슨 말을 듣겠는가. 이말 들어보려고 국감을 하는가?

 국회의원들이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증인들에게 호통, 으름장, 겁주기 등 자기할 말만 해놓고 막상대답을 하려고 하면 시간적 여유도주지 않고 중간에 말을 끊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하는 인격적 소양이 부족한 국회의원들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뿐이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피감 대상자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인신공격을 하라고 국회로 보내지 않았다. 피감 대상자들도 국회의원과 똑같은 인격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국감을 지켜보면 해당업무를 잘 모르는 국회의원일수록 다짜고짜 고압적이고 호통부터 처 놓고 답변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에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변화된 것을 보지 못했다. 아마 임기 마지막 국정감사장에서 튀는 행동으로 이름을 알려 다시 국회로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만약 그런 생각을 했다면 질의할 내용을 사전에 통보해주고 이를 토대로 충실한 자료를 만들고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쟁만 일삼지 말고 행정의 효율성 있는 감사를 했어야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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