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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가을바람이 대나무 숲을 돌아 아름다운 소리가 가득한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 맹종죽 숲 대나무들이 강한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유연하게 하늘을 향해 올곧게 뻗어 있다. 정론직필로 독자와 함께 걸어온 40년. 지조와 절개의 모습을 간직한 대나무처럼 흔들림 없는 올곧음으로 독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전북 고창=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아침은 늘 이렇게 선비처럼 눈썹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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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식/시인

청죽(靑竹) 숲의 저 곧은 공기와

귀에 쩡한 울창한 목소리

안으로 안으로 깊은 허공을 열어

정신의 키는 욱일(旭日) 까마득하나니

정녕 네 마흔 살 아침이다

말하라

이 아침에는

모든 이슬의 정(淨)함을

지상에서 벋어 올라간 수평선처럼

날선 푸름을

말하라

가지여 잎새여

바람이 사납게 흔들지 못하는

네 순수한 언어, 울울(鬱鬱)한 몸짓

이것을 일러 불혹(不惑)이라 하느냐

우리 삶은 때로 곤고(困苦)하나

사십 년 잎새 서걱이는 아침을 네가 열어 왔다

여기 서면

세상은 평등하고 순정하고 편견 없으니

청죽(靑竹) 숲의 저 곧고 쩡한 고요와

흔들림 없는 장(壯)한 정신뿐이니

오늘 아침은 이렇게 선비처럼

또한 눈썹 푸르다 

약력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인천시 시사편찬위원회 위원, 한국문인협회 인천지회 前 지회장, 저서 시집 「고래를 기다리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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