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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림목재(주) 회장
"바다는 노래를 부른다. 밀물과 썰물은 달과 지구의 대화이다." 그리곤 그는 또한 인천에 대해서 이렇게 질문하고 답을 했다. "도시와 노래는 어떻게 닮아 가는가. 추억의 재생과 낯선 몸짓이 교차하는 곳"이라며 "노래 찾기는 마음의 여행"이라고 저자 나도원 씨는 인천문화재단의 기획발간 네 번째 도서인 <시공간을 출렁이는 목소리, 노래>를 통해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창단 역사는 1910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인식(金仁湜)이 한국 최초로 황성기독청년회(현재의 YMCA) 소속으로 혼성합창단인 경성합창대를 조직하였다. 19년 평양의 숭실합창단이 창단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이화여자전문학교, 연희전문학교에서 합창단을 창단하였다.

 합창을 위한 음악 또는 그 음악작품인 오늘과 같은 형태의 합창음악은 15세기 중엽 뱅슈아, 뒤페 등의 부르고뉴악파에 의해 시작되어 15세기 후반에서 16세기의 플랑드르파에 이르러 황금시대를 맞이하였다고 한다.

17~18세기 바로크시대에 이르러서 합창음악은 그 규모가 커지고 기악반주를 수반하는 형태로 변모되었는데 주로 오페라나 오라토리오의 일부분으로 극적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하였다.

바로크 후기에는 비발디, 퍼셀, 샤르팡티 등이 뛰어난 합창음악을 작곡하였으며 특히 바흐의 칸타타, 오라토리오, 수난곡, 미사곡 및 헨델의 오라토리오는 바로크 합창단의 진수로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된다. 고전, 낭만주의 시대부터는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모차르트의 「미사곡」, 베토벤의 「장엄미사」 「합창교향곡」 「합창환상곡」 등 뛰어난 작품이 작곡되었으며 이들 작품은 기악양식으로 구성되어 연주회용으로 작곡된 것이 많다.

19세기 낭만파시대에 이르러 중산층 시민 사이에 합창음악이 애호되면서 슈만, 멘델스존, 브람스 등의 작곡가에 의해 합창음악이 많이 작곡되었는데 특히 슈만, 멘델스존은 대부분 무반주(無伴奏)이거나 피아노반주에 의한 소품의 합창곡을 많이 작곡하였다.

 19세기의 유명한 합창음악으로는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 중의 ‘죄수들의 합창’, 베르디의 「나부코」 중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바그너의 「탄호이저」 중의 ‘순례자의 합창’ 등이 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여러 양식의 합창음악이 활발히 작곡되고 있는데 아방가르드(전위음악) 기법의 합창곡, 민요의 편곡 등 다양한 양식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중 남성합창단은 남녀 혼성합창단에 비해 중후하고 우렁찬 화음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 이후 유럽에서 남성아마추어합창단이 창설되기 전까지 합창단은 대개 교회성가대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성가대원으로는 남성만 선발되어 엄격한 음악교육을 받았으며, 종교개혁 이전까지 남성단원의 합창으로 교회음악을 연주하는 전통이 지속되었다. 남성합창은 보통 제1 테너, 제2 테너, 제1 베이스, 제2 베이스 등 4부 합창으로 이루어진다.

 이 4부 합창이 2부분으로 나뉘어 2중 합창, 또는 테너, 제1 베이스, 제2 베이스의 3부 합창이 되는 경우도 있다. 관현악 반주 또는 피아노 반주로 하는 것이 보통이고 무반주인 경우도 있다.

 창단 44년의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는 인천남성합창단이 오는 30일 저녁에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48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주로 직장인과 자영업 멤버로 구성된 인천남성합창단의 특징은 모든 단원이 음악을 좋아하고 기본적으로 탄탄한 실력을 구비했을 뿐만 아니라 자비(自費)로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로부터 절대적이고 열화(熱火)같은 응원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금번 정기연주회에서도 관객들의 감정을 정화시켜 주며 공연 내내, 어떤 때엔 강렬하게 감수성을 두들길 것이고 때로는 아름다운 무지개와 같은 화음의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지개를 갖기 위해서는/ 비를 감내해야 한다." (If you want the rainbow, you’ve got to put up with the rain). 단원들이 일상생활 중에 틈틈이 시간을 쪼개 땀을 흘리며 연습을 하고 있는데, 단장으로 있는 필자로서 그들에게 격려의 뜻을 담아 무지개에 관한 격언을 헌근(獻芹)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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