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하네요. 앞으로 더 그림에 정진해 한국적 문인화의 정체성을 잇고 독특한 화풍을 개척해 좋은 작가로 성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늘 노력하는 화가가 되려 합니다."

지난 23일 제51회 전국 공모 인천시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신예 작가 이상연(44)의 수상 소감이다.

그의 작품은 시·서예·그림 삼절(三絶)이 모두 뛰어나야 훌륭한 작품이라고 하는 문인화(文人畵) 부문에서 오래간만에 보는 수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지역 화단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놀랍게도 인천대학교 한국화를 전공한 미술학도지만 붓을 놓은 지 이미 오래됐고, 다시 그림을 시작한 지 불과 6년 만에 전국 공모 미술전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는 사실이다.

"지금껏 학부로서의 삶에 충실하다 화가로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 건 아주 우연이었습니다. 한 학교운영위원회 모임에서 제 붓글씨를 보신 초원 윤석애 선생님의 권유로 다시 붓을 잡았죠. 문인화의 대가 서포 김주성 선생님의 제자인 윤 선생님을 만나 뵙고 인생이 바뀐거죠. 두 선생님에게 그림을 배운 게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의 화풍은 전통적인 문인화와 다르다. 이번 수상작 역시 일반적인 사군자가 아닌 해바라기를 소재로 새로운 형상성을 그려냈다.

"단숨에 흥취 있고 힘차게 써 내려가는 일필휘지(一筆揮之), 단필기법을 강조하신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따르다 보니 그림의 생동감이 느껴진다며 관람객들이 더 관심 있게 보셔 주시는 편이에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실력을 키워 국전 큰상을 받아 보는 것이 꿈이에요. 문인화의 전통성에 현대성을 가미한 새로운 형상성을 모색해 투철한 작가 정신이 있는 화가로 남고 싶습니다. 또 가정 형편이 어려워 화가의 꿈을 접은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봉사 활동에 꼭 나서볼 계획입니다"

걸출한 미술 대전에 작가로서의 명함을 내민 인천 토박이 화가 이상연은 사실 또 다른 명함(직책)이 하나 더 있다. 인천시교육청 1기 학부모기자단의 단장으로, 학교 소식과 우수 교육활동 사례 등을 취재해 알리는 교육 운동가로도 유명하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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