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장선출보직제를 둘러싸고 일부 인사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해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학교장 선출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교육계의 갈등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적당치 않을 뿐 아니라 교육발전에 저해요소가 될 것이라며 우려의 소리가 높다.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근무성적이 우수해야 할 뿐 아니라 능력과 사명감 등이 뒷받침되어야만 할 것은 물론이고 타인의 본보기가 되는 인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부 교직단체에서는 학교사회가 비민주적이고 부정부패가 만연한 복마전인 것처럼 말하면서 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학교경영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일부 학교장 가운데는 아직도 권위주의에 물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하면 부정과 부패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학교를 파행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극히 일부분의 잘못을 가지고 문제 삼아 학교장을 선출할 경우 올 폐단은 그 몇 배 아니 몇 십배의 위험부담을 안아야 한다.
 
교장선출보직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선거를 하면 훌륭한 교사가 당연히 선출될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교육행정은 그에 합당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할 뿐 아니라 임무수행에 적합한 인품과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한 학교의 발전은 교장의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장이 바뀌면 학교의 교육목표와 방향이 달라지는 등 학교발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에 오랜 경험과 단계별 자격증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선거제에 문제가 되는 것은 교사들은 순환보직제로 한 학교에서 4~5년이면 다른 학교로 전보를 하게 돼 있고 또 각 개인의 사정에 따라서는 1~2년만에도 다른 학교로 전보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에서 교장후보자들에 대한 능력을 검증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입되어 오는 교원이 자신이 선출하지 않은 교장을 인정하려들지 않는다면 이 또한 교단의 갈등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 뻔하다.
 
우리는 대학사회가 총장 선출을 놓고 학내분규에 휩싸인 예를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이런 갈등과 문제점들에 대한 사전 대비없이 성급하게 교장선출보직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지금은 교장을 선출제로 하느냐 임명제로 하느냐를 논할 때가 아니라 교단갈등으로 야기된 교육현장의 문제들부터 추스르는 일이 더 시급하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