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법석

13-야단법석.jpg

법륜 / 정토출판 / 592쪽 / 2만3천 원

법륜 스님이 2014년부터 115일 동안 세계 115곳에서 열었던 즉문즉설 강연 중 102개 대화를 담은 책이다.

 책 제목 「야단법석」은 시끌벅적함을 뜻하는 게 아니라 ‘야외에 자리를 마련해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의미의 야단법석(野壇法席)이다.

 엄숙한 법당을 벗어나 법상을 마당에 내어놓고 법을 청한다는 의미인 만큼 개인적 고민부터 사회문제까지 대화의 주제가 자유롭게 펼쳐진다.

 일본 오사카에서 새롭게 식당을 연 사람이 대박 나는 방법을 묻자 법륜 스님은 이렇게 답한다.

 "성공할 수 있을까 불안해하는 것 같다. 장사를 몇 달 해보고 안 되면 깨끗이 포기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여기서 빌리고 저기서 빌리며 본전 생각 때문에 버티기를 반복하다가 있는 집까지 날리고 가정불화의 씨앗이 된다"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아기 엄마가 공부와 살림, 육아로 버거운 데 도와주지 않는 남편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하자 이어진 법륜 스님의 조언은 쉽고 명쾌하다.

 "만약 설악산 정상에 올라가려다 중턱 쯤 너무 힘들다고 올라갈지 말아야 할지 묻는다면 제가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힘들어도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계속 올라가야 하고 꼭 올라가야 할 이유가 없으면 내려가도 되지요.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다. 설악산 꼭대기에 올라가되 힘도 안 드는 그런 방법은 없어요"

 하지만 법륜 스님의 이야기는 그저 다독이는데 그치지 않는다. 질문에 일침을 놓은 대화도 많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통일이 언제 될 지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섭다.

 "외국 사람들은 그렇게 물을 수 있지만, 한국인들이 그렇게 묻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이다. 우리가 통일이 되도록 하면 통일이 될 것이고, 통일이 안 되도록 하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총 59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법륜 스님이 말한 ‘행복한 삶에 대한 소개’이다.

 "진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합니다. 재미가 있다는 말은 지금 좋다는 말이고, 유익하다는 말은 나중에도 좋다는 말입니다. 지금을 위해서 나중을 희생해도 안 되고 나중을 위해서 지금을 희생해도 안 됩니다.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아야 합니다. 또,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합니다. 일시적 기쁨은 쾌락이라고 하고, 기쁨이 지속되는 것을 행복이라 해요. 그 기쁨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때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하고 나도 이익이고 너도 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시간적으로는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공간적으로는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합니다. 이 네 가지 조건이 갖춰줘야 진리라고 말할 수 있어요"

디스 이즈 타이완(This is Taiwan)

13-디스-이즈-타이완).jpg

신서희 / 테라 / 640쪽 / 1만7천 원

고등학교 중국어 교사로 재직 중인 저자 신서희는 사실 중국·홍콩·타이완(대만) 지역 여행에 관한 가이드북 집필자로 유명하다.

2013년 초판으로 나온 가이드북을 개정해 2016년 최신판으로 내놨다.

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배낭여행 촬영이 타이완에서 진행되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타이완을 제집처럼 드나든 저자는 이전부터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로 조용하고 소박하며 기분 좋은 친절함을 간직한 나라 타이완을 꼽았다.

‘타이완’하면 떠오르는 101 빌딩, 중화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방대한 소장품을 자랑하는 고궁박물원, 개성 충만한 타이베이의 대표 거리, 걷기만 해도 유쾌해지는 명물 야시장 등 대표 관광지 정보와 함께 다양한 즐길 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또 대형 최신 지도와 지역별 상세 지도, 지하철 노선도 등도 수록돼 있어 타이완 여행을 위한 가이드북으로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갯벌문학 통권 26호

626867_156198_2056.jpg

갯벌문학회 / 진원디자인프린텍 / 323쪽 / 1만 원

1990년 인천에서 태동한 갯벌문학회가 매년 펴내는 「갯벌문학」 2015년 통권 26호가 20일 출간됐다.

 올해 한국 문단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신경숙 소설가의 ‘엄마를 부탁해’ 표절 의혹사건의 원작 피해 작가임을 당당히 피력해 화제의 정점에 서 있는 오길순 수필작가의 ‘테라코타 화병’이 권두 에세이로 실렸다.

 기획특집인 ‘인천 영흥도 용담어촌마을 탐방’편도 볼만하다. 용마바위에 얽힌 전설과 지역 현안들을 부락민들에게 들어보고 글로 담아냈다.

 올해 갯벌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된 시인 이영균의 수상 소감과 함께 시 ‘소년인 날에 서 있을 때’, ‘북어‘ 등도 실어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깊은 서정과 문맥을 캐내는 역량이 돋보이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요즘 시 산책 코너’에서는 인하대 불문과 교수를 역임한 시인 이가림(본명 이계진)의 ‘석류’등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감상문을 달았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