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

123분 / 드라마 / 12세 관람가

1974년 8월 7일 오전 6시 45분, 미국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사이를 줄 위로 걸었던 스무 살의 무명 아티스트 ‘펠리페 페팃’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상 412m, 세계 최고 높이의 뉴욕 쌍둥이 빌딩 건설 소식을 접한 프랑스인 펠리페 페팃은 고공 횡단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친구들과 함께 건물 공사현장에 잠입해 건물 구조를 파악한 뒤 모형 제작 및 예행 연습 등 6년간의 완벽한 준비 기간을 거쳐 대망의 도전을 시작한다.

 이 놀라운 줄타기는 미국 닉슨 대통령의 사임 소식을 제치고 ‘20세기 최대의 예술 범죄사건’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전세계 신문의 헤드라인 뉴스를 모두 차지했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역사상 최고의 고공 줄타기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펠리페 페팃이 뉴욕 경찰에 의해 구속되면서 일단락됐지만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비범한 예술적 성취로 당시 평가됐다.

이후 「나는 구름 위를 걷는다(2008년)」등 책과 다큐멘터리 영화 ‘맨 온 와이어(Man On Wire, 2010년)’로 소개되면서 도전하는 예술 정신의 본보기로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이 영화는 제작 기간만 7년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2001년 9.11 테러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미국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스크린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내기 위해 초대형 세트를 마련해 촬영을 진행했다.

 412m의 높이에서 길이 42m, 폭 2㎝의 외줄 위를 걸었던 펠리페 페팃 역을 조셉 고든 레빗이 맡았다.

 실제와 동일한 상황에서의 영화 촬영을 위해 펠리페 페팃에게 개인 수업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는 펠리페 페팃의 나레이션을 이어지며 마치 한 권의 자서전을 읽어주듯 전개된다. ‘고층 빌딩에서의 줄타기’라는 단순한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시각 효과 등으로 정말로 아찔한 순간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특히 압권은 영화의 마지막 40분이다. 펠리페 페팃의 실제 고공 줄타기와 똑같이 촬영돼 이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보인 제53회 뉴욕 국제영화제에서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고공 줄타기를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카메라가 촬영해 생동감이 대단하다. 특히 3D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꿈에 이유가 필요한가요, 난 건물 두 채가 보이면 줄타기를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며 무모한 도전을 계속한 실존 인물 펠리페 페팃도 대단하고 그 역을 맡은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도 일품이라는 평가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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