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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찬 정강의료재단 위드미요양병원 과장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보면 거의 모두 스마트폰에 집중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또 일하면서는 의자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하루 종일 보고 있다. 이때 가장 혹사당하는 우리 몸의 신체 부위는 아마 눈과 목일 것이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목, 즉 경추에 대해 설명해본다.

우리 몸의 척추는 경추·흉추·요추로 나눠져 있으며 그중 경추는 7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다. 뼈 안쪽에는 척수라는 신경 다발이 뇌로부터 시작되어 뼈의 보호를 받고 있다.

경추가 흉추나 요추에 비해 더 중요한 이유는 뇌로부터 시작되는 신경다발의 가장 근위부에 있다는 것이다. 근위부에 있기 때문에 경수(경추에 둘러싸인 척수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그 말단인 아래쪽에 위치한 흉추와 요추의 신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건 마치 강의 상류에 폐수가 흘러들면 강의 하류에까지 모두 오염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그만큼 목이 신경이 시작되는 지점이어서 중요한 부위라는 뜻이다.

그래서 경수에 문제가 생겨서 신경 손상이 오게 되면 심한 경우 목 아랫부분의 기관, 즉 양팔, 양다리를 비롯해 방광을 비롯한 비뇨생식기에 모두 마비가 오게 된다. 생각을 하고 정신에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그만큼 목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TV프로그램에서 오지 탐험 또는 여행 중에 바다나 강가에서 다이빙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때마다 정말 오싹한 기분이 드는데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경수 손상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다이빙 후 목이 꺾이면서 사지마비가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그 나머지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목을 다친 사람들. 추간판탈출증, 후종인대 골화증(척추를 잡고 있는 인대가 석회화가 진행되는 것) 등이다.

다이빙은 하지 않으면 피해갈 수 있지만 자동차 사고는 자동차 운전을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가장 중요한 건 의자의 머리 받침(헤드레스트)을 머리가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충분히 올려서 높이를 맞추는 것이다(당연히 안전벨트는 했다는 전제 하에).

그리고 스마트폰을 조작할 때는 고개를 숙이지 말고 고개는 든 상태로 팔을 들어 올려서 보는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스마트폰 사용을 가급적이면 멀리하는 것이다.

이런 생활 습관을 교정해 주면서 운동을 같이 해주면 더 좋다. 경추와 연결되어 있는 근육들이 대부분 어깨와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양팔을 위로 들어 올리는 운동 등 경추를 지탱해 주고 있는 근육들을 강화 시켜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다.

팔을 들어 올릴 때는 0.5~1kg 정도의 가벼운 아령을 들고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아령이 없다면 500cc 생수병을 들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 시작한다면 새처럼 날갯짓을 하는 모양으로 양 팔꿈치를 펴고 양옆으로 들어 올렸다 내렸다 반복을 30번만 하면 힘들다고 느낄 것이다.

스트레칭을 하는 방법은 양손을 뒤통수에 대고 뒤통수를 앞쪽으로 당기면서 10초간 유지하거나, 왼손은 뒷짐을 지고 오른손으로 왼쪽 뒤통수를 잡고 우측 45도 방향으로 당기는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점심을 먹은 후 운동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도움말= 정강의료재단 위드미요양병원 김종찬 과장(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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