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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 (사)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지금 나라를 두 쪽 낼 것처럼 싸우고 있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진영 간 대결로 날카로워지면서 교과서 문제의 중요한 본질이 가려지고 있다.

역사는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가는 나침반이자 미래창조의 이념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목적은 역사에 대한 민족의 자긍심과 함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보다 향상된 미래 창조를 위한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학문의 다양성을 운운하지만 초·중·고의 역사교육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본적 소양과 나라 사랑의 중요성을 심어주고 깨우쳐주는데 의미가 있다.

이 같은 건전한 소양을 갖춘 후 대학에 가서 학문의 다양성을 추구하면 된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학생들에게 비판과 저주와 부정보다는 선조들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자부심을 먼저 심어줘야 하는 것이 역사교육의 기본이다.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남북 대결에서 이념무장은 군사력 이상으로 중요하다. 통일의 이념적 지침서가 될 역사교과서를 공공연히 북한 편을 드는 지금의 집필진에게 맡길 순 없는 것이 객관적으로 타당하다.

지금의 역사교과서가 오죽 편향됐으면 학생들이 선생님을 당국에 신고했을까! 한 시민단체가 지난 2년간 접수된 편향수업 사례 160건을 공개했다. 역사와 현실에 대한 왜곡과 저주, 욕설로 채워진 신고사례는 일부 교사들의 일탈이 정치적 편향 수준을 넘어 심각한 윤리와 품위 문제로 대두됐음을 알려준다.

한 중학교 교사는 "이 싸×× 없는 이승만이 미국한테 매달려서 우리나라를 망신시켰다. 그래서 전쟁이 일어났는데 미국만 아니었으면 통일 됐을 것"이라고 했다. "북쪽의 민주주의를 본받아야 한다. 천안함은 조작됐고 차라리 북한이 더 낫다"는 발언도 했다는 것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할 수 없는 거짓을 아이들에게 전파한 것이다. "부모님이 총 맞아 돌아가시는 것을 본 박대통령이 정상일 수 없으니 정신병원에 있어야 한다"는 내용은 상스럽고 살벌하기까지 하다.

"박정희가 죽었으면 우리 언니(박대통령)는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란 막말 동영상은 160건 중의 하나다. 이 같은 편향교육을 신고한 사람은 대부분 학생들이란다. 오죽하면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신고했을까! 이런 교사들을 그대로 두는 한 아무리 좋은 교과서를 만들어도 제대로 된 교육은 소원하다.

 또 다른 시민단체 블루유니온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한 ‘교육 현장의 편향 수업사례 발표회’에서는 지난 3년간 블루유니온에 접수된 좌편향 수업사례 468건이 소개됐다. 접수된 내용 가운데 한국사·동아시아사·지리 등 사회과 교사들의 편향적 교육이 190건(40.6%)으 차지했다.

 교사들의 좌편향 발언은 크게 3범주로 ▶북한 옹호 ▶주요 사회이슈 및 왜곡 ▶전·현직 대통령 비난 등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전·현직을 무차별 비난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이 217건(46.4%)으로 가장 많았다.

 사회 이슈와 역사에 대해 왜곡된 의견이나 유언비어를 학생들에게 전한 사례도 111건이나 된다.

 특히 수업시간에 천안함 피격사건이 날조됐다는 주장을 편 교사에 대한 신고가 20건이었다. 서울 D고교 교사는 2013년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던 지뢰가 폭발한 것을 북한에 뒤집어씌운 것"이라며 "천안함 용사를 추모하는 것은 쇼이고 천안함 희생용사는 패잔병"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는 것.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선동편향수업 신고가 들어오면 시도 교육청 감사를 요구해도 사후 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만들어지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이렇게 좌편향 수업이 계속된다면 속수무책이다. 지금까지 야당은 국정교과서는 친일독재 교과서라는 선동적 논리만 펴고 있다.

 지금 세상에 친일독재 교과서를 만들 사람도, 이유도 없다는 것은 야당도 잘 알 것이다.

우리 국민이 일방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은 역사교과서를 판별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만이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좋은 교과서, 최고 품질의 교과서를 만드는데 생각을 같이해야 한다. 논쟁하고 싸우더라도 이걸 중심으로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총선과 대선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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