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인천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기호일보DB>
▲ 2014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인천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기호일보DB>

인천의 투표율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바닥을 기록한다. 대통령선거는 물론이고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 모두 전국 최저 수준을 면치 못했다. 역대 국회의원선거를 보면 1988년과 1992년, 2000년, 2004년 등 네 번의 선거에서 전국 꼴찌에서 두 번째의 투표율을 나타낸다.

1988년 총선에서는 서울(69.3%) 다음으로 가장 낮았고(70.1%), 1992년에는 대구(66.6%) 다음으로 꼴찌(88.0%)였다. 8년 후인 2004년에는 57.4%를 기록해 충남(56%) 다음이었으며, 2008년에는 광주(42.4%)를 0.1%p 차이(42.5%)로 앞섰다. 1996년에는 60.1%로 모든 도시를 앞지른 전국 꼴찌를 기록하는 등 20년 동안 최악의 투표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인천의 투표율이 다소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는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저조한 투표율에 대해 지역의 학자들은 약한 정체성과 낮은 정주의식,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 부재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역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투표율 변동을 추적한 정영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95년 ‘6·27 지방선거 투표행태를 통해 본 인천지역의 정치구도’라는 논문을 통해 인천의 낮은 투표율은 서울에서 유입된 인구의 확산이 투표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게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당시 인천의 인구이동률이 16%를 넘을 정도로 높아 지역에 대한 유권자들의 애정과 소속감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2011년 발표한 ‘인천시 투표율의 결정요인에 대한 분석’을 통해 10개 군·구 중 서울로부터 더 가까운 곳일수록 투표율이 낮고, 먼 곳일수록 높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과 가까운 지역의 경우 인구 이동률이 크기 때문에 타 지역에 비해 약한 소속감을 가지게 되고 정치적 관심이나 선거 참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결국 저조한 투표율은 인천의 정체성과 연관 있다는 주장이다.

지역의 대표 정치인 부재가 투표율을 저하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자료도 제시된다.

이준한 교수는 2012년과 2014년 ‘인천의 투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이유’를 각각 조사했는데 ‘대표 정치인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25%와 25.4%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준한 교수는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시민 참여가 많이 이뤄지고 지역의 힘을 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지역을 대표할 만한 정치 지도자가 나와 시민들에게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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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역의 정체성 때문에 투표율이 낮게 나오는 것이라면 과연 ‘무엇이 인천의 정체성인가’ 하는 문제의 답부터 찾아야 할 것"이라며 "더 많은 정치 지망생들이 뿌리에서부터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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