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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10월 24일)이 지나고 입동이 다가왔다. 겨울이 되면 특히 괴로운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치핵(치질)’ 환자들이다.

겨울에는 낮은 기온으로 모세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외부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송년회 등 술자리가 많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음주가 치핵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연관이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으며,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늘어난 정맥에 혈전이 생기기 쉽고, 이런 혈전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나오는 급성 혈전성 치핵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3 주요수술 통계에 따르면 치핵의 월별 수술 건수는 1월(2만4천997건), 2월(2만2천587건), 12월(1만8천893건) 순으로 높았다.

치핵은 일반적으로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하지만, 의학용어로는 정확하게 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은 항문 상부의 점막층 아래에 정맥 혈관들이 덩어리를 이루면서 이 속에 피가 뭉치게 돼 마치 풍선이 늘어나듯이 부풀어 올라 나중에는 항문 밖까지 밀고 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치핵의 원인은 보통 복압(배 안의 압력)이 증가하거나 항문에 울혈(피가 모인 상태)을 초래할 수 있는 생활 습관에 있다. 특히 화장실에 오래 앉아 과도하게 힘을 들여 배변하는 습관이나 지나친 음주, 오랫동안 변화 없이 앉아서 일하는 자세 등이 주된 원인이다.

치핵으로 가려움증, 불편감, 배변 긴박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무엇보다 출혈이 주된 증상이며 심하면 치핵의 박리나 궤양이 생기고, 감염으로 항문의 농양이나 패혈증을 초래할 수 있다.

치핵의 치료법은 보존적인 요법과 외과적 수술로 나눌 수 있으며,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의 치료가 적용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박민근 교수는 "배변과 관계없이 일상 활동 중에도 돌출된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치핵 등 항문 질환으로 고생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좌욕과 적당한 운동을 권했다.


# 치핵 예방법

▶충분한 수분과 식이섬유질 섭취=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변비 예방을 위해서 중요하다. 변비는 치핵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통해 매일 30g 이상의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면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나 술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운동=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것은 직장 정맥에 압박을 가하므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자주 휴식을 취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거운 것을 들거나 가파른 산에 오르는 것 등은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잘못된 배변 습관의 개선=배변 시 힘을 주는 것은 직장과 항문 정맥에 큰 압박을 가해 결과적으로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며 부어올라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박민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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