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살면은 얼마나 사나/칠십이요 팔십 인생 나그네 여로/구원의 예수님을 맘에 영접하면/하나님 사람 되니 기쁨에 춤을 추네."

‘국내 목회자 최초로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이름을 올린 명창’으로 유명한 이문주(59)명창이 전통 민요가락에 복음을 담아 작곡한 국악찬양곡 ‘할렐루야 상사디야’의 1절 가사이다.

이 명창은 우리말에 우리 음악을 접목시켜 복음을 전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목회자로서 이런 노력들이 인정받아 제21회 기독교 문화대상(국악부문)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려신학대학원(목회학 석사)·성산효대학원대학교(효문화학 석사) 등 무려 4개의 학위를 갖고 있는 그는 사실 황해도무형문화재 제3호 서도산타령 예능보유자로 국악계에서 알아주는 실력자 중 한 명이다.

"동네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전축 소리에 혼자서 습득한 노래 실력으로 1974년 KBS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할지는 생각도 못했고요. 또 그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자신이 부른 소리가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의 서도소리인 줄은 나중에 TV를 보고 불러준 인간문화재 고(故) 김정연 명창을 통해서야 알았다고 털어놨다.

"김 명창께서 제자로 키워 주신데다 저의 꿈을 헤아려 신학대학교 학비까지 대주셨으니 잊지 못할 인생의 멘토이시죠. 정부의 지원을 떠나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서도소리의 명맥을 제가 이어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월남한 예술인들이 전승한 이북 5도 무형문화재 14개 부문의 예능보유자 15명의 한 명인 그는 "1960년대 이후 북한에서의 전통문화 전승은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통일의 염원을 문화를 통해 이어가는 전승자들의 사명감에 비해 국가의 지원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행히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무형문화재진흥법)’이 올해 3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이북 5도 무형문화재 가치가 법적으로 인정된 셈이지만 정부 예산 문제로 지원이 없는 상태는 매한가지이다.

하지만 인천 강화 태생인 이 명창은 정부 지원에 연연하지 않고 서도소리 전승과 함께 고향 인천에서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9년 인천전통국악예술단 창단과 인천전통국악원 설립을 통해 후학을 가르치기 시작한데다 2005년부터는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전통예술원 주임교수를 맡는 등 학구열도 끊임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주말마다 제3군수지원사령부 모 부대에서의 목회활동(봉사)과 함께 불러주는 군부대 국악 공연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터뷰 말미에 이북 5도 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예술인답게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동료들도 챙겼다.

이문주 명창은 "이북 5도 무형문화재인 만구대탁굿과 화관무 등을 이어가는 예술인들도 인천에서 활동 중"이라며 "이북 5도 전통 민속 보존과 남북 문화 교류에 애쓰고 있는 예술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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