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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호 경기도 기획조정실 평가기획팀장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전쟁기간 동안 떨어져 있던 부부들이 다시 만나고 미루어왔던 결혼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면서 출산율이 높아진 시기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이고, 우리나라에서는 6·25 한국전쟁 이후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기준 720여만 명으로 국내 총인구의 약 14.7%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현대사의 실질적인 주역이자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책임을 동시에 지고 있는 마지막 세대로 고령화 시대에 직면하여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첫 세대이자 마지막 세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지구촌 시대, 나라마다 공통적인 고민거리 중 하나가 실업과 고용 문제라고 하는데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을 것이며,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현상을 겪고 있는 국가이고, 많은 국민들의 마음속 깊숙히 진한 전율로 다가오고 있는 것 또한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은퇴라는 거센 시류가 봇물처럼 터져 가속을 더하고 있지만 퇴직 후 재취업할 수 있는 직장과 취업의 문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며 정부차원에서도 특별히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듯 싶다.

공직사회에도 지난해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관피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심각한 인사 정체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나라 경제에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는 기성세대는 늘어난 수명과 노후준비 부족으로 정년연장을 당연시하고 청년세대는 일자리를 나누자며 기성세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성장 기조에 경제의 파이가 더 커지지 않는 이상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인력시장에서 하루 벌이를 하는 가장들이 늘어나고 학비와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 학생과 젊은이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세대간 갈등은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밥그릇 쟁탈전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고, 고용시장에서는 이미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듯하다. 지난 1/4분기에는 50대 취업자가 30대를 앞지르더니 2/4분기에는 60대 이상 취업자가 20대를 추월했다고 하니 말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이겠지만 늘어난 수명과 노후준비 부족 등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든 고령 근로자는 늘어난 반면 청년층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고용시장의 구조 때문인 듯 싶다.

베이비부머들이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과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은퇴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도 일자리 고령화를 부추기고 있고, 자녀들의 교육비 부담에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내려놓지 못하고 은퇴 이후에도 일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이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정년 60세 의무화법에 따르면 금년 1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한 후, 2017년 1월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하게되면 기성세대는 정년연장에 안도할 수 있겠지만 청년층은 오히려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 가중으로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가뜩이나 청년층의 취업문이 좁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세대간 갈등 해소를 위해 솔로몬의 지혜와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결혼과 출산율 저하, 노령인구의 증가, 이로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부작용으로 세대간 갈등 조짐과 특히, 일자리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법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고통이나 희생을 강요해선 아니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년은 늘리되 임금을 줄이는 ‘임금피크제’와 신규 고용을 늘리기 위해 일자리를 나누는 ‘잡셰어링’ 도입을 발전적으로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은퇴 후 30년을 위한 기성세대의 인생 2막 일자리와 결혼과 출산율 제고를 위한 청년층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나간다는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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