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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공기관에서 처음 시도하는 미술품 자선 경매를 시작하기 전부터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거다’ 등등의 우려가 있었던 거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작품 기부에 선뜻 나선 화가 등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이런 기우를 한 방에 날려 버리며 어려운 이웃들을 돕게 돼 정말 뿌듯해요."

인천에서 지난해 처음 선보여 지역사회에 신선한 감동을 불러일으킨 미술품 자선 경매 ‘부평옥션 화이트세일’이 올해도 오는 25일 열린다.

박옥진 부평구문화재단 대표가 낸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옮긴 주인공들은 재단 소속 전문가들이다.

그 중에서도 입사 2년 차 큐레이터(Curator·學藝員)인 우사라(34)씨의 이전 직장인 경매회사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중앙대 예술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 예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서울에 있는 한 경매회사를 다녔던 전문 큐레이터이다.

"상업적 경매회사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한 화가들의 작품들은 유찰되고, 유명도가 있는 작가들의 그림 위주로 경매가 성사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웠죠."

이에 부평구문화재단으로 직장을 옮긴 뒤 박옥진 대표가 던진 한마디는 처음 들어보는 아름다운 제안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시만 하는 전시에서 벗어나고 한 집에 한 그림이 걸릴 수 있도록 인천 미술계를 이끌어 가자는 취지로 나눔 경매를 시작해 보자는 말씀을 듣고 어떻게든 성공시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미모의 전문 경매사로 유명한 김민서 씨를 지난해 ‘부평옥션 화이트세일’의 진행자로 섭외한 것도 그의 노력이었다.

"이전 직장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전화 통화로 부탁했더니 좋은 취지로 열리는 만큼 흔쾌히 받아주더라고요. 다행히 올해도 같이 합니다."

그는 ‘부평옥션 화이트세일’에 힘을 실어 준 또 한 명의 조력자를 소개했다. "나눔 경매이지만 상업성이 짙은 경매 회계 등의 행정절차를 공공기관의 관계자들이 처리하기엔 복잡한 일이 너무 많아 사실 엄두가 나지 않았죠. 이를 돕고 해결해 준 사람은 화가이자 문화운동 시민단체 ㈔해반문화를 이끌고 있는 최정숙 이사장입니다."

큐레이터 우사라 씨의 꿈은 야무지다.

"올해 나눔 경매에는 출품된 작가들의 실력을 인정받아 높은 금액의 경매가로 낙찰돼 모든 이들이 기립박수를 받았으면 정말 좋겠어요. 물론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인천에서 미술시장이 형성돼 작가들이 오롯이 작품세계에만 매진하는 시대를 큐레이터로서 꼭 펼쳐 보이겠습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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