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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석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장/치안감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 조용하던 어촌마을에 갑작스런 폭발음과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 올랐다. 건물이 무너지고, 굉음에 놀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주변은 곧 아수라장,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 돼버렸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몇 해 전 우리나라 서해바다 연평도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당시 해양경찰은 곧바로 출동해 서해 5도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대청도와 연평도를 오가던 여객선들을 인천까지 호송했다. 또한 연평도에 특공대 등을 긴급투입 하는 등 국민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켰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5년 째 되는 해이다. 천안함 피격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장이 첨예한 곳, 최근까지 남북 무력충돌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 바로 이곳 ‘서해5도’, 서해북방한계선(NLL)해역이다.

 김정은 집권 4년째인 올해, 한해가 얼마 남지 않은 현재까지도 서해 NLL 해역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서해 NLL 이남해역에 해상경비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했고, 올해 7월에는 연평도에서 불과 4.5㎞ 떨어진 무인도 ‘갈도’에 122㎜ 방사포 4문 등 군사기지를 건설하였으며, 평안북도 동창리에는 서해 미사일 발사대를 증축하였다.

또한 우리 해역에서 정상적인 경비 활동을 하는 해경 및 해군함정에 경고통신 등을 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

러한 북한의 위협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곳에서 삶의 터전을 이루고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서해 5도 주민들이다. 서해에서 발생하는 남북간의 충돌 앞에서 때로는 재산권을 희생하면서도 감내하는 우리 국민들이다.

 해경도 이러한 국민들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왔다. 엄연히 군과 해양경찰의 임무와 역할이 구분되어 있지만 ‘국가안보수호’와 ‘자국민보호’라는 사명은 다를 수 없다.

오히려 유사시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해양경찰의 사명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국민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해경은 1953년 6·25전쟁 말기 해군으로부터 인수한 소형 경비정 6척으로 출범해 62년간 우리나라 바다를 수호하며 국민의 곁을 지켜왔다.

 현재의 해경에는 해경 한 사람 한사람의 헌신과 열정이 깃들어 있다. 1955년 평화선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을 나포하던 해경경비정 ‘견우호’대원 4명은 중국에서 11년 5개월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견우호사건), ‘속초해전(1974년)’에서 해경은 북에 투항하지 않고 끝까지 결사항전을 택했다.

한일 경비정 대치상황을 무릅쓰고 끝까지 우리 국민을 지켜낸 ‘울산대첩(2005년)’, 원유운반선 허베이스피리트호 충돌사고로 인한 ‘태안 기름유출 사건(2007년)’, 국제이슈가 된 해적수사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2011년)’이러한 열정을 이어받은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이하 중부본부)가 개청 1주년을 맞이했다.

 중부본부는 경비함정 70척, 인원 2천411명으로 인천·평택·태안·보령 등 4개의 해경서를 관할하며 서해바다를 지키고 있다. 서해 5도에서 북한 도발사태가 발생 할 경우, 군이 북한의 도발 세력에 대한 대응타격과 무력화를 시행하는 동안, 중부본부는 도서주민 보호와 조업어선, 여객선에 대한 보호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실제 제1·2차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사태 때도 해양경찰은 특공대, 경비함정 및 공기부양정을 즉각 운용해 조업어선 등 도서주민들을 보호조치했다. 해양경찰은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의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예견할 수 있는 위험상황을 가정하여 자체 교육 및 훈련을 강화해왔다.

 해양수산부 산하 외청에서 국민안전처 산하기관 본부체계로 바뀌면서 출범한 중부해경본부는 1년째를 맞고 있다.

이제 중부해경본부 소속 모든 경찰관은 국민을 위해 한 곳만 바라보고 달려 온 열정으로 앞으로도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국민께서도 따뜻한 응원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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