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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운 객원논설위원
‘2015년 한국 관광 100선’에 인천에서는 소래포구 하나만 포함되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볼 만한 전국 100곳 중 하나가 소래포구다. 1%. 이것이 인천 관광의 민낯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빅 데이터(big data)를 이용해서 선정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히고 있지만, 인천인의 입장에서는 많이 아쉽다. 빅 데이터를 이용해서 관광객의 후기와 방문횟수 등 다양한 자료를 조합하고 가중치를 계산하여 선정하였지만, 인천-소래포구라는 등식으로만 설명한다면, 인천을 제대로 소개하는 장소로는 많이 부족하다.

관광공사 100선을 손에 들고 소래포구만 보고 간다면 인천은 어떤 기억으로 자리 잡을 지 상상하기 힘들다.

소래포구도 인천의 명소이기는 하지만, 인천하면 연상되는 것은 개항의 도시라는 것이 맞지 않을까? 부산하면 해운대, 경주하면 불국사처럼 즉각 떠오르는 연상단어가 없다면, 인천관광을 위해 지금이라도 기초부터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이번 결과를 깊이 반성하고, 인천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2016년, 2017년에는 관광공사 선정에 인천의 매력있는 지역이 선정되어야 한다.

 관광에는 보는 것도 중요하고, 먹어야 하고, 살 것도 있으면 더욱 좋고, 쉬어가고 자고 가는 것이 하나의 조합으로 나타날 때 성과를 낼 수 있다.

인천이 개항도시라는 특징, 근대화의 축이 되었던 근대문화도시의 배경과 남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소개하고, 먹거리는 인천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인천의 특색 먹거리가 없다면 유기농이라도 좋고, 친절한 먹거리라도 좋다, 그것도 아니면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해 보자. 거기에 덧붙여 쉴 수 있는 편안하고 저렴한 잠자리라면 인천이 매력있는 관광지가 될 것이다.

일본에 유커(중국인관광객)가 급증하는 것은 엔저효과, 비자정책의 완화 등의 결과도 있지만, 중국 유커들이 일본관광이 ‘매력적’이라고 느낀다는 점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5월 발표한 ‘여행·관광산업 경쟁력지수’에서, 일본은 9위, 한국은 29위로 조사되었다.

중국인에게 한국은 싸고 가까운 여행지 정도로 느끼지만, 일본은 한국보다 높은 가치와 의미를 갖은 곳으로 인식되는 점이다.

한국은 2012년에 1천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왔지만 일본은 2013년에 외국인 관광객이 1천만명을 넘어서고 2년 만에 2천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것의 일등공신은 유커이다. 올 10월까지 일본을 찾은 관광객은 428만 명, 같은 기간 방한한 유커는 501만 명, 아직 일본보다 많지만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13년 방일 유커는 131만 명 2014년에는 240만 명으로 한국 방문 유커의 30.4%. 39.3%에서 2015년 85.5%를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한 온라인여행사는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3박 4일 제주 패키지 여행상품을 20일 현재 최저 약 17만8천700원(982위안)에 팔고 있다.

 상하이~제주 왕복항공료는 최저 약 20만1천400원(1111위안)이다. 항공료보다 낮은 가격에 숙박비, 현지 교통편, 다섯 번의 단체식사, 관광지 입장료 등을 포함한 패키지 여행상품이다.

 중국 현지 여행사는 이렇게 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단다. 국내여행사가 유커 유치 대가로 1인당 인두세라는 일종의 소개비를 주기 때문이다.

 유커들의 한국 여행비용을 중국 여행사에서 받아야 하지만 거꾸로 국내 여행사가 중국 여행사에 웃돈을 얹어주고 데려오는 것이다.

 인두세를 주고 유커를 유치한 뒤 이른바 ‘쇼핑 뺑뺑이’로 손실을 메우는 초저가 여행상품이 판치게 되고, 관광보다는 쇼핑에 시간을 보내고 불만이 늘어나고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관광지가 되는 악순환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여행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원가 이하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경우 손실분을 메우는 방법’을 조사한 결과 ‘쇼핑·선택관광 확대’가 54.8%로 가장 많았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보다 매력있는 인천을 만드는 고민이 우선되어야 하고, 매력적인 도시 인천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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