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이 역을 설치해 놓고도 안내전화는 커녕 역무원조차 배치하지 않아 이용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면 독점운영을 기화로 서비스를 외면한 국영기관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 경의선 고양~파주 구간의 일부 역에 안내전화가 없거나 역무원이 배치되지 않아 이용시민들이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빈발하는 등 불편을 겪기 일쑤라니 서비스라기 보다 기본 운영마저 내 팽겨친 철도당국의 구태가 한심하다.
 
보도에 따르면 경의선 고양·파주 구간(화전~도라산역) 16개역 가운데 강매, 곡산, 탄현, 운정, 파주 등 5개역에 각종 열차 이용을 문의할 수 있는 안내전화가 설치돼 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뿐인가. 이중 곡산역과 파주역은 역사조차 없고 보니 역무원도 배치되지 않아 이용객들이 이들 5개역의 열차 도착과 출발시간 등을 알기위해 수차례 114 안내전화에 문의한 후에야 인접역을 통해 확인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며 곡산, 파주역 이용객들은 열차에 승차한 후 승무원에게 열차표를 사야하는 후진성을 거듭한지 오래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는 철도당국의 속내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특히 역무원이 없는 역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조기대처가 어려워 더 큰 사고를 불러 일으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철도청이 안전불감증에 빠지고 있는 나태현상이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경의선은 오는 2008년 복선전철화를 계획할 만큼 고양·파주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과 함께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용객이 급증, 하루 평균 1만2천여명에 이르고 있는 인구밀집지역이다. 한달전 파주 교하로 이사온 후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서울 신촌까지 출·퇴근하고 있지만 철도역에 안내전화가 없어 아예 학원에서 제작한 열차시간표를 소지하고 다닌다는 한 시민의 푸념 한 마디에서 철도당국의 서비스체계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엿볼 수 있다.
 
우리는 대구지하철 참사사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될 만큼 희대의 인재였음을 주지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범국민적 철도의 안전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당사자인 철도당국이 `마이동풍'격이라는데 심히 유감스러움을 금치 못한다. 특히 이용객이 적은 역의 경우 역무원을 배치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역에 철도전화가 연결돼 사고에 대비하는 등 큰 문제가 없을 뿐아니라 복선전철화가 이루어지면 승객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는 철도청 관계자의 발언은 아직도 상황판단 조차 못하고 있다는데 말문이 막힌다. 철도청은 속히 안전불감증에서 깨어나 국민의 안전과 서비스행정에 역점을 둘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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