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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간내과 교수
연간 술 소비량의 ⅓이 집중된다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전보다 술 소비량이 줄긴 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로 분류된다.

간은 해독 작용 외에도 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 대사(물질의 분해나 합성 등)와 살균 작용 등의 다양한 기능을 하는데, 내부에 통증 세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때문에 아파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따라서 간에 이상이 발견됐을 때는 질환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특히 간암은 매우 치명적이다. 2014년 국내에서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7만6천611명으로, 그 중 간암으로 사망한 사람(1만1천566명)은 폐암(1만7천4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간암의 5년 평균 생존율은 30.1%로, 모든 암의 평균 생존율(68.1%)보다 낮다.

간암의 예후(증세나 경과)가 나쁜 이유를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간암은 특이 증세가 없어 주기적인 검사를 시행하지 않으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대부분의 간세포암종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어 암 치료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셋째, 간암은 조기에 혈관 침범을 일으키고 성장 속도가 빠르다.

간암의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신이 간암 발병 고위험군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간암 발병의 고위험군은 B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 C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이다. 간암 환자의 90% 이상이 이 3가지 중 한 개 이상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C형간염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C형간염은 수혈, 비위생적인 미용 시술, 문신, 정맥주사 약물 남용 등으로 감염돼 만성질환으로 고착화될 경우 간암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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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간암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술적 절제가 있다. 간암 수술은 개복 후 외과용 수술기구로 간을 절제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간의 병든 부위만 정교하게 잘라내거나 고주파 열 치료기로 종양을 태워 없앨 수도 있다. 또한 개복하지 않고 몸에 작은 구멍을 내어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 등으로 수술이 과거보다 수월해졌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간내과 한기준 교수는 간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만이 간암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간암 발생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복부초음파·간암 혈액표지자검사 등의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며,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CT나 MRI를 촬영해 간암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한 교수는 "간암 발병 고위험군은 술을 입에 대서는 안 되며, 잦은 과음으로 피로가 누적돼 있는 직장인들은 간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선한 채소와 해조류를 섞어 양질의 단백질과 적절한 지방을 섭취하고 음식을 싱겁게 먹는 습관, 미리 B형간염 백신을 3회 접종받는 것도 간암 예방에 좋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간내과 한기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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