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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3일 금요일 ,프랑스 파리의 한 극장과 식당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IS의 테러행위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날의 비극은 유럽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난민 사태에도 악영향을 미쳤는데, 당시 테러 총책으로 밝혀진 벨기에 출신의 아바우드는 IS 조직원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IS를 구성하는 대원의 상당수가 시리아에서 훈련을 받거나 시리아 난민으로 위장해 테러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당 국가를 비롯한 이슬람 난민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에 반난민 정서를 확대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이제 난민 문제는 국가 간의 입장 차이와 덧붙여 테러의 불안까지 가중돼 더 이상 온정주의적인 입장으로만 바라볼 수 없게 됐다.

이처럼 난민에 대한 정서가 날카로운 지금, 그들에 대해 조금의 따뜻한 마음을 품게 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한 편 소개하려 한다. 공항터미널에서 국제미아가 돼 9개월간 난민으로 살아가는 나보스키의 희로애락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영화 ‘터미널’은 미국의 JFK공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동유럽의 작은 나라 코르코지아(가상의 국가) 출신인 빅토르 나보스키는 영어도 할 줄 모르며 이곳에 아는 사람도 없지만 반드시 뉴욕에 와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공항 밖으로 한 발을 떼기도 전에 그는 뜻밖의 사건으로 발이 묶이게 된다. 지독히도 운이 없는 이 사나이가 고국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는 도중 그의 조국이 쿠데타로 인해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이다. 국적이 없어진 그는 돌아갈 수도, 머무를 수도 없는 황당한 신세가 돼 처량한 공항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항이란 공간이 주는 감정은 긍정적이다. 비록 작별의 아쉬움이 존재하긴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두근거림이 이를 압도할 만큼 공항에는 설렘과 환희가 가득하다.

그러나 나보스키에게만은 예외였다. 뜻밖의 불행이 닥친 그에게 터미널은 낯설고, 불편하며, 두려움과 긴장이 공존하는 무인도와 같은 곳이 돼 버렸다. 하지만 JFK공항 67번 게이트는 오도가도 못하는 그가 기거할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가 돼 준다.

9개월이란 긴 시간, 공항 한쪽을 내 집 삼아 살아가게 된 이 남자의 삶에 사랑, 성장, 우정, 코미디, 공포 그리고 정치가 뒤섞이며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여 주는 ‘터미널’은 대립보다는 이해로, 갈등보다는 포용으로 서로를 보듬어 주는 것이 아름답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길임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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