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능이 끝났지만 대학 입시를 위한 학생들의 과외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제철 만난 학원들은 입시생들을 끌어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있고 유명 입시학원의 수강료는 천장부지로 치솟아 학부모들의 허리를 휘게하고 있다. 과외나 학원에서 이뤄지는 비정상적인 사교육의 비대화로 공교육이 설자리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으나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교육당국의 대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시민단체와 경찰의 협조 아래 서울 강남지역 고액과외 학원과 심야 학원에 대해 대대적인 특별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각 대학의 정시모집을 앞두고 강남 학원들이 논술과 면접시험에 대비한 심야교습을 하면서 교육청에서 통보한 액수의 2~30배가 넘는 고액의 수강료를 받고 있다니 교육당국으로서도 모르쇠하고 있을 수만도 없었을 것이다. 강남 학원에서 수강하기 위해 지방학생들까지 원정을 올 정도라니 극에 달한 사교육 열풍으로 인해 공교육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학원수강료를 놓고 학원들의 불법행위를 단속해온 교육청이 이번에 특별단속을 한다고 하나 과연 이번 조치로 사교육 열풍을 잠재울 수 있을는지 믿음이 가질 않는다. 학부모들이야 심야교습과 고액수강료 징수 행위가 없어지면 바랄 나위 없겠지만 단속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과거나 현재나 할 것없이 우리는 역대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나름대로 숱한 대책을 강구하고 실천에 옮겼으나 결과적으로 별로 나아진 것이 없었음을 보아왔다. 정부가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대학에서의 본고사 폐지나 수능등급제 등의 방법을 동원해 대입제도를 바꿔왔으나 그 때마다 학원의 변신이 더욱 빨라왔다. 수능시험을 만들면 수능과외가 생기고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하면 특기·적성과외가 생기는 식으로 새로운 대입제도나 정책에 맞춰 과외는 성행해 왔다.
 
학벌주의가 판을 치는 현실에서 사교육 열풍을 잠재울 수 없다. 그동안 갖은 방법으로 과외고질병을 고치려고 했으나 모든 교육정책과 제도가 실패만을 거듭해 왔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사교육열풍을 잠재우려면 국민의 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하고 또한 교육당국도 단기간에 교육을 개혁하겠다는 식의 조급증은 버리고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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