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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수 정강의료재단 부평정강병원 부원장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발이다. 인간이 문명을 창조하는 것이 손을 통해서인데, 이 손을 자유로이 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발이기 때문이다.

발이 빨리 달리는 데 쓰이기 위해 옛날 사람들은 몸의 무게중심이 발의 앞부분에 있었다. 걷고 달리는 시간이 줄어든 현대인들의 무게중심점은 점점 뒤쪽으로 밀려나오는 경향이 있다.

1960년에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 발을 모으고 설 때 중심의 위치는 발뒤꿈치로부터 47% 정도 앞부분에 있었는데, 20년이 지난 1980년에는 40%의 위치로 후퇴했고, 2000년에는 33%의 위치까지 뒤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목을 삐는 것을 의학적으로는 발목 염좌라 한다. 발목을 삐는 염좌는 스포츠 손상 중 14%나 되며 하루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농구에서 점프한 후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또는 축구에서 공을 몰고 달려가다 갑자기 멈출 때와 같은 동작을 하다 발목을 잘 삔다.

선수가 부상을 입으면 트레이너가 달려가 부상 부위에 스프레이 같은 것을 뿌리는 걸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뿌리는 파스쯤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파스가 아니라 냉각제다. 발목을 삐면 가장 먼저 얼음 찜질을 해야 한다. 얼음 찜질을 하면 다친 부위의 혈류량이 줄어 출혈이 감소된다.

상처 부위 주변 세포의 신진대사를 억제해 조직이 저산소증에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이것을 아이싱(Icing)이라고 한다. 발목을 삐고 난 다음 48시간까지는 아이싱을 매일 4시간마다 15~20분씩 하면 좋다.

삔 발목에 파스를 붙이거나 발목을 따뜻한 물에 담그면 어떻게 될까? 일시적으로 통증은 가실 수 있다. 하지만 다친 주변 조직 세포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조직이 저산소증에 빠져 통증이 심해지고 퉁퉁 붓게 된다. 붓기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게 된다.

또 발목을 앞뒤로 까딱까딱 움직이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심한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중단해야 하지만 이런 운동을 얼음 찜질과 함께 하면 손상된 발목 인대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발목 근육이 약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발목을 좌우로 움직이는 운동은 인대에 손상을 일으키고 염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발목을 삐었다는 것은 발목 관절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침을 맞거나 자가치료를 하다 통증이 사라지면 다시 발목을 사용한다. 그러면 삔 발목을 다시 삐는 악순환에 빠진다.

발목이 안쪽으로 접질리는 것을 잡아주는 비골근이라는 근육이 약해져 계속 발목을 삐게 되는 것이다. 반복되는 발목 염좌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재활운동을 하는 것이다. 고유수용감각기를 회복하고 발목을 잡아주는 비골근이 강화되며 인대를 튼튼하게 만든다.

〈정강의료재단 부평정강병원 김준수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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