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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선 교육정책포럼대표
교육개혁은 오늘날 모든 나라에서 정책적 순위상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개혁을 위한 논의나 정책은 바로 학교를 좋게 바꾸어 가려는 노력과 다름없다고 본다. ‘좋은 학교’를 위한 노력을 살피고자 할 때,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가’라는 것이다.

이 질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좋은 학교에 대한 생각이 개인이나 사회에 따라 달리 나타남은 물론, 동일한 개인이나 사회의 경우에도 역사적 시점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것이어서, 표준적인 의미에서 좋은 학교를 규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학교의 의미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좋은 학교를 위한 교육개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도리가 없게 된다.

 교육의 기본적인 이념이나 방향에 초점을 두고 시사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고, 학교 운영의 전략이나 수업방법의 측면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학교개혁의 노력들이 기본적으로 ‘좋은 학교’에 대한 이상을 서로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노력에 들어있는 여러 전략들을 단순히 하나의 차원에서 비교하거나 채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렇게 보면 그러한 노력들은 일차적으로 좋은 학교에 대한 일련의 대안적인 관점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노력에 좋은 학교를 위한 생각의 단서를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기존의 학교들은 성취도를 높이거나 바른 품성을 함양할 수 있는 학교로 변화시키는 방향에서 좋은 학교를 구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학교체제를 벗어나서 대안적인 교육을 구상할 수 있다는 방향을 보여준다.

 구체적인 교육운영 방안과 관련해서는 매우 다양한 전략들이 제시되고 있다. 예컨대 대체로 구분해 본다면 보수적인 접근과 진보적인 접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교육의 성취도를 강조하고, 성취의 기준을 확립해 그 달성을 독려하며, 교사들의 경쟁과 기초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는 방안 등이 보수적인 입장에서 채택되고 있는 것이라면, 전인적 교육을 중시하며, 아동과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강조하며 교사들의 전문적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안 등이 진보적인 입장에서 채택되고 있다.

이러한 방안들은 학교교육의 전통이나 사회문화적 배경 그리고 개혁의 기본 노선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안고 있는 학교교육의 문제나 좋은 학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고려하여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해 준다.

방안들이 다양하고 그러한 방안들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이념이나 철학의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교육개혁의 노력들이 좋은 학교를 위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학교조직을 ‘학습조직’ 혹은 ‘생각하는 조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고 아울러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헌신과 전문성을 높이는 일이다.

 교육에서 교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는 사람이 없다. 교사의 질과 역할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아지는 경우는 교육 문제가 심각하고, 따라서 이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커질 때다. 교육 개혁에 있어서 교사의 위치는 특이하다.

한편으로는 개혁의 대상자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혁의 촉진자이기 때문이다. 교육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보다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사의 질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교사는 개혁의 대상이 된다. 동시에 교육 개혁은 교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전문직으로서의 교사상을 구현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교사 자신들에게 있다.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여건이 나쁜 상황에서도, 교육에 관한 지식, 기술 그리고 식견을 갈고 닦는데 열정적인 교사들이 대단히 많다.

그러나 교사 개개인의 차원에서 외롭게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자극하고, 보살피면서 전문성을 공고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행정기관은 교사들이 전문직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데 정말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도와주려고 노력하되, 제공하는 프로그램, 서비스, 혹은 제도에 대한 선택권은 가능한 한 교사들에게 부여해야 한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직사회의 생명력을 키워나가도록 지켜보고 도와주는 행정이 소망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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