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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노석 한국기술사회 인천지회장
어느덧 12월, 한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내가 참석하는 송년모임에는 대부분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대표이사 CEO가 많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기업경영과 매출관계가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기업 CEO들이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둘째치고 수익이 없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인천소재 남동공단에 있는 D업체는 금년에 매출이 떨어지는 바람에 10월 만기가 되는 대출금이 연장되지 않아 엄청 애를 먹었다고 한다. 옆에 있던 A사장은 나에게 잘되는 사업 아이템 좀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정말 실물경제가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 간에 협업이 요구된다. 국가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던 새마을운동도 그렇고, IMF때 위기를 극복한 것도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듯이, 기업경영의 어려움 극복도 기업간의 협업이 방법일 수 밖에 없다.

 고성장시대에는 개별화, 차별화만 잘해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 제품의 연구, 개발, 생산 등 기술적이거나 전시, 판매, 마케팅 등 영업적인 질 향상을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저성장, 저수익 시대에는 기술적이거나 영업적인 문제를 개별기업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예컨대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업종변경이나 시설변경으로 산업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구조고도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오래된 생산시설을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생산공정자동화, 지능형 초정밀 가공시스템 도입 등 기업에 맞춤형 공장개선 사업인 스마트 팩토리사업을 벌이고 있어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개별기업에 한정되고 있어 근본적인 기업 체질을 바꾸는데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럼 어떤 대안이 있나? 팩토리-업이다. 즉 공장을 다수의 기업이 협업하여 시너지가 있는 공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말해 다수의 기업이 모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융합하고, 협업하여 기술력과 영업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하면 중소기업의 존립감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다수의 외부기관과 연구, 개발, 생산, 전시, 판매, 마케팅 등을 협력하여 외부자원을 내부화하고, 지식산업센터 및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새로운 사업기회가 되며, 공동으로 구매, 판매, 마케팅을 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해외시장개척 및 수출업무에 기업간에 협업체계를 구축하면 세계시장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마음먹은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면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다수의 기업이 협업하는 데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팩토리-업은 동업자 관계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협업화 사업으로서 기업이 가지고 있는 성장요소의 질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수익창출로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문제인식을 같이하여야 하며, 사업에 대한 목적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또한 기업간에 ‘기브 앤 기브’의 기여 자세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나아가 구성원들간에 행동이 뒷받침되는 활동이 중시되어야 한다.

 혼자가면 빨리가고 함께가면 멀리갈 수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짧은 기간에 고도성장하기는 매우 힘든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이럴 때 1개사만으로는 해낼 수 없지만 몇 개사가 힘을 모은다면 개발성과를 올릴 수 있고, 서로의 경영자원을 동원하면 상승효과를 일으켜 경영능력이 커진다. 나아가 정보량이 풍부해지고 다방면으로 리스크관리가 되므로 실패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일을 돕는 것이 ‘팩토리-업’이다.

 아무튼 시너지가 있는 공장만들기 팩토리-업으로 저성장 저수익 시대에 모든 중소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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