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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국 사회2부
"진보진영의 진심어린 역사 화해와 화합을 위한 결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보수진영 예산의 불법성과 편파성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눈감고, 오직 금정굴 예산만 도려내는 폭거를 저지른 것은 화해의 손을 내민 사람에게 뺨을 때리고 뒤통수를 친 야비한 정치적 사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최근 폐회한 고양시의회 제198회 2차 정례회 회기 중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통과된 지역사회의 대표적 역사 화해 예산인 금정굴 현장 토지매입비 3억4천650만 원을 새누리당과 무소속 시의원들이 연합해 제3차 본회의에서 통째로 삭감한 데 따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의 분통어린 절규다.

실제로 예결위는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이데올로기적 다툼이 늘 존재했던 금정굴 양민학살 사건 관련 역사적인 예산을 진보진영 편에 서서 ‘역사 화해의 첫 장’으로 열며 아직 법적 지원 근거가 전혀 없는 7억 원 상당의 보수진영 태극단 추모사업 예산의 불법 편성이란 빅딜까지 하면서 이를 통과시켰다.

그런데 새누리당과 무소속 의원 연합세력은 승복하지 않고 1조5천억 원이 넘는 고양시 새해 예산 중 오로지 금정굴 관련 예산 딱 한 건만 삭감한 원포인트 표적 수정안을 기습적으로 본회의에 상정해 이를 수적 우세로 밀어붙였고, 결국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소속 야당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사태를 빚었다.

한국전쟁 당시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이들의 유족들이 그 유해만이라도 금정굴 현장에 안치하길 바라는 간절함을 ‘금정굴 희생자 중에는 빨갱이가 있었던 만큼 그들의 실체가 규명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데올로기적 회색논리를 바탕으로 편 반대를 위한 반대와 ‘고양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아직도 의회에 계류 중이라는 나름의 명분(?)을 들어서 말이다.

여기에 문제의 이데올로기적 회색론에 따른 막말 소송에 휘말린 새누리당 소속 A의원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 처사까지 보태졌다는 비난 여론이 지배적이다.

참으로 중앙정치권의 고질병을 일선 지방의회에서 유감없이 고답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답습한 코미디성 패러디가 아닌가?

부디 고양시의회가 그동안 지역사회 내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사업예산 때문에 점철해 온 이데올로기적 폐해를 일소하고 102만 시민에게 새로운 화합의 장을 펼쳐 보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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