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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쌀밥에 싱싱한 채소, 육고기, 해산물 등을 맛있게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행복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먹는 과정에는 반드시 쓰레기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인구가 하루에 먹는 음식물 양은 얼마나 되고 음식물 쓰레기와 음식물 폐수는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에 먹는 음식물은 약 4만2천500t이나 되는 어머어마한 양으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또한 하루에 약 1만2천500t씩 1년이면 460만t을 발생시킨다. 하루 20t짜리 덤프트럭 625대 분량으로 대당 트럭 길이를 10m로 감안하면 6㎞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

 이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일부 퇴비나 사료로 사용되는 걸 제외하면 음식물 폐수는 그동안 대부분 아무런 어려움 없이 바다에 버려졌다. 그런데 1996년 ‘런던협약의정서’가 발효된 뒤 2013년부터는 더 이상 바다에 버릴 수 없게 됐고 온전히 육지에서 처리해야만 했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그 애물단지를 수도권매립지가 맡아야 했다.

 또한 음식물 폐수의 높은 염도와 오염도 때문에 육지에서 처리하려면 기술적으로 우수한 처리시설과 막대한 처리비용이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생기는 폐수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하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오염도가 높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는 그동안 육상에서 음식물 폐수를 처리하는 데 부딪혔던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하고, 전기까지 생산하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는 폐기물의 기적을 이뤄 내고 있다.

 SL공사는 다년간 운영으로 축적된 국내 최고의 폐수처리기술을 가지고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되는 침출수와 음식물 폐수를 법적인 배출기준보다 훨씬 안전하게 통합 처리하고 있다. 처리 과정은 혐기성 소화조를 이용하는 공법으로, t당 8천 원 정도의 적은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러한 SL공사가 이달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음식물 폐수에서 전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생산되는 전력은 2.4MWh로 약 2만2천 명(5천600가구)이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양인데다, 연간 생산되는 전력 가치는 10억 원 이상이다.

 더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것은 전기생산기술이 순수 국산기술이라는 점이다. 300kw 용량의 발전기 8대가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데 소음이나 대기오염도 생기지 않는다. 발전소 가까이 다가가야 그저 조그만 자동차 한 대 정도가 엔진을 켜고 있는 정도로 조용하다.

 이런 음식물 폐수 발전기술은 우리만 설치해서 운영하기에는 아까울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놔도 손색이 없기에 이제는 자랑하고 내세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기술이 이렇게 훌륭하다고.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음식물 폐수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기술이나 더욱이 음식물 폐수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전기까지 생산하는 기술은 너무나 당연하게 자랑해야 하는 우리의 기술인 것이다.

 SL공사는 지난 25년 동안 수도권에서 발생되는 1억4천여만t의 폐기물을 정말 깨끗하고 안전하며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관리해 왔다. 매립지와 아주 가까운 곳에 신도시가 들어서고 수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이주해 오지만 올해는 단 한 건의 민원도 생기지 않았다.

이것은 기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참으로 대단한 일일 것이다. SL공사가 지금도 밤낮 없이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율은 2020년에는 지금보다 3배 이상 높은 86%까지 달성할 전망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무한한 잠재성이 수도권매립지에 숨어 있다.

 이번 SL공사의 음폐수 발전 및 매립가스를 이용한 발전 등 쓰레기에서 자원을 생산한다는 것 모두가 쓰레기에서 노다지를 캐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쓰레기는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자원화시킬 수 있는 보물단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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